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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월드컵 개최지 선정 뇌물 첫 인정…손배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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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월드컵 개최지 선정 뇌물 첫 인정…손배 청구

입력
2016.03.1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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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본부 건물. 취리히(스위스)=로이터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 건물. 취리히(스위스)=로이터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뇌물수수를 처음으로 인정하고 손해배상 청구에 나섰다.

FIFA는 17일(한국시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한 뇌물 수수를 인정하면서 미국이 몰수한 전직 FIFA 간부들의 재산 등에서 FIFA가 입은 피해 수천만 달러를 받도록 해달라는 손해배상 요구 청원을 미국 사법당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FIFA는 청원서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2010년 월드컵 개최권을 확보하기 위해 당시 FIFA 집행위원들에게 제공했던 1,000만 달러(약 120억원)가 도난 당했다는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음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FIFA는 “많은 FIFA 집행위원들이 지위를 남용해 매표행위를 한 정황이 분명해졌다”며 “워너 전 부회장 등은 월드컵 개최를 위한 투표의 대가로 1,000만 달러를 받았고, 모로코가 1998년 월드컵 개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100만달러(약 12억원)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FIFA는 미국 법원과 검찰에 척 블레이저 전 미국 축구협회 부회장,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 제프리 웹 전 북중미 카리브 축구연맹(CONCACAF) 전 회장 등 미국 법무부 수사를 통해 기소된 41명의 전직 FIFA 간부와 다른 축구단체들이 FIFA에 끼친 손해를 배상해달라고 주장했다.

FIFA는 “미국의 피해자 배상법에 따라 피해자로 인정받으면 배상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미국 뉴욕 동부지방 법원과 검찰에 제출한 22쪽의 청원서를 통해 FIFA에 대한 명예훼손, 미국 검찰이 기소한 전직 간부들에 지급한 임금과 보너스 등 2,822만 달러(약 340억원), 이들이 FIFA 이름을 팔고 착복한 뇌물, 잭 워너 전 FIFA 회장 등이 횡령한 1,000만 달러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FIFA는 뇌물수수 등으로 이미지가 훼손됐고, 재정적으로 큰 피해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미국 사법당국에 기소된 사람들은 FIFA나 다른 축구단체 내 지위를 남용, 축구 진흥과 개발에 사용될 돈을 착복해 FIFA는 물론 축구계 전체에 심각하고 지속적인 손해를 입혔다”면서 “FIFA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돈들을 회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AP통신은 미국 검찰이 이미 유죄를 인정한 전직 FIFA 간부와 스포츠마케팅 관계자들에게서 몰수한 금액은 1억 9,000만 달러(약 2,268억원) 이상이라고 전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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