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먹이 딸 폭행해 사망 20대 아버지에 ‘살인죄’ 적용

생후 3개월 딸을 학대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아버지 박모(왼쪽)씨와 어머니 이모씨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 부천시 오정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태어난 지 3개월 된 딸을 학대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아버지에게 경찰이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했다.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는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한 아버지 박모(22)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18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딸을 방치해 유기 혐의로 구속한 어머니 이모(23)씨에게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지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박씨는 9일 오전 2시쯤 부천시 오정구 자신의 집에서 잠이 깨 우는 딸을 안다 떨어뜨려 다치게 한 뒤 10시간 넘게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1월 27일 오후 11시 5분쯤 술에 취해 부인과 말다툼을 한 뒤 딸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왔다가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뜨려 크게 다치게 했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8일까지 딸의 머리와 배를 때리고 꼬집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유기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학대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을 술에 취해 2차례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법률 검토를 거쳐 박씨가 생후 3개월 된 딸을 2차례나 바닥에 떨어뜨린 행위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날 부천시 오정구 박씨의 집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박씨는 이날 현장에서 딸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젖병을 물려 억지로 재우는 장면을 태연하게 재연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