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세계적 디자이너 가브리엘 ‘코코’ 샤넬이 나치 독일 스파이 활동을 했음을 보여주는 비밀문서들이 70년 만에 공개됐다.
AP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프랑스 첩보기관들이 주도한 지하공작을 연구해온 프랑스 역사학자 모임은 16일(현지시간) 코코 샤넬 등 유명 인사들의 당시 행적과 공작 내용을 기록한 문서 수천 점을 공개했다. 기록들은 나치의 첩보기관인 아프베어와 샤를 드골 장군이 이끌던 반독(反獨) 저항조직 첩보기관 등 당시 관련 기관들이 작성한 서한과 보고서, 전문. 사진들이다.
코코 샤넬과 관련해 1944년 11월 파리에서 작성된 메모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활동하는 한 정보원은 샤넬이 1942년부터 이듬해까지 귄터 폰 딩크라게 남작의 정부 겸 공작원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왔다”고 적혀있다. 비밀 기록 관리를 책임진 관리자는 샤넬이 아프베어에 공작원으로 정식 등록된 사실도 드러났다고 전했다. 그는 “독일의 관점에서 보면 정보 제공, 임무 수행 등 활동을 위해 샤넬을 공작원으로 정식 등록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샤넬 자신은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알았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샤넬이 나치 스파이였다는 의혹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40년 뒤인 2011년 처음 제기됐다. 미국 언론인 핼 보건이 ‘적과의 동침, 코코 샤넬의 비밀전쟁’(Sleeping With the Enemy: Coco Chanel's Secret War)을 통해 샤넬이 나치 선전선동 책임자였던 요제프 괴벨스의 최측근 딩크라게의 구애와 회유로 스파이 활동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전세가 불리해지자 독일이 영국에 밀사로 샤넬을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