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21)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하자 거세게 반발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의 대북제재 이행 국면에서 북한이 미국인을 ‘정치적 볼모’로 잡은 셈이어서 북미관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미국 시민들을 정치적 어젠다를 추구하기 위한 볼모로 삼으려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미국 정부에 있어 외국에 체류중인 미국 시민의 안전과 안녕보다 더 중요한 우선순위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웜비어가 국가전복음모죄를 지었다며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웜비어는 올 1월 북한 내 숙소인 호텔 제한구역에서 선전물을 훔쳐 형법 60조에서 규정된 국가전복음모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았다. 미국 버지니아대 학생인 웜비어는 중국 시안에 본사를 둔 북한 전문 여행사를 통해 북한으로 여행을 갔으며 1월 2일 평양 국제공항에서 출국하려다 구금됐다.
국무부의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번 선고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본다”며 “북한은 억류된 미국 시민들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면서 이면에선 이 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북한에는 현재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큰빛교회 목사가 지난해 12월 ‘특대형 국가전복음모행위’ 혐의로 북한 최고재판소에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62세의 귀화 미국인 김동철씨도 간첩 혐의로 북한에서 체포돼 감옥에 갇혀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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