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한기주. /사진=KIA
KIA 한기주(29)가 건강한 모습으로 확실히 돌아왔다.
2012년부터 3년간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며 인고의 시간을 보냈지만 올해 느낌은 어느 때보다 좋다. 지난 10일 SK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한파 탓에 2이닝 3실점으로 고전했지만 15일 광주 NC전에서 3이닝 무실점 쾌투를 했다. 투구 수도 41개에서 53개까지 끌어올렸다.
등판 다음날인 16일 몸 상태를 체크해봐도 아무런 통증은 없었다. 김기태 KIA 감독은 "3이닝까지 소화했는데 좋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꾸준히 잘 던지는) 지속성이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현재 한기주에게 눈에 띄는 변화는 공 스피드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 그리고 오랜 재활까지 거친 탓에 기본적으로 던졌던 시속 150㎞가 넘는 광속구를 볼 수 없다. 지금 한기주의 직구 최고 시속은 141㎞, 슬라이더는 131㎞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스피드는 더욱 올라갈 수 있지만 김 감독은 "예전 모습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힘으로 윽박지르는 투구를 했던 한기주는 이제 기교파로 변했다.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부터 올해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이대진 KIA 투수코치의 집중 지도를 받아 투구 밸런스를 잡는데 모든 초점을 맞췄다. 또 직구, 슬라이더에 의존하는 '투 피치'의 한계를 벗어나 포크볼과 커브도 장착했다. 김 감독은 "밸런스가 한층 안정됐다"면서 "앞으로는 안정감 있는 투수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이 본 한기주의 또 다른 변화는 상대 타자에 대한 철저한 연구다. 그는 "한기주가 타자의 장단점을 파악해 승부를 한다"고 설명했다. 한기주는 전날 막강한 타선을 자랑하는 NC를 상대로 삼진 3개를 뽑아내면서 안타는 1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공격적인 성향의 에릭 테임즈는 공 1개로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고, 커트 능력이 뛰어난 박석민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한기주는 "첫 경기 때는 날씨가 추워 공이 좋지 않았다는 애기를 하지만 그냥 내가 못 던진 것이었다"며 "공 속도는 신경 쓰지 않고 밸런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두 번째 등판에서는 전반적으로 직구와 변화구 가릴 것 없이 만족스러웠다"면서 "이제 조금 감을 잡았다. 앞으로 투구 이닝을 더 늘려도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한기주의 보직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김 감독은 "롱릴리프로 어느 정도까지 던질 수 있는지 다음주까지 지켜보고 보직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