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세계 1위인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 상장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로 떠올랐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중국이 보유한 우리나라 상장채권은 17조5,90억 원어치로 미국 보유분(14조3,900억원)보다 3조 원가량 많았다. 중국이 한국 채권 최대 보유 국가로 올라선 것은 처음이다.
올 1월 말 기준으로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18조470억원, 17조4,360억 원어치의 한국 상장채권을 보유해 미국이 약 6,000억 원어치를 더 갖고 있었다.
그런데 2월 한 달 동안 미국이 3조6.580억 원어치를 내다 판 반면에 중국은 740억 원어치를 사들이면서 1, 2위가 뒤바뀌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한국 상장채권 투자를 빠른 속도로 늘려 조만간 미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2013년 1월 말에는 미국과 중국의 한국 상장채권 보유액이 각각 18조7,80억원, 10조9,390억원으로 격차가 7조원 이상 벌어졌었다.
그러나 미국 보유액이 18조∼20조원대에서 머문 사이에 중국 보유액은 2013년 12월 말 12조5,90억원, 2014년 말 18조6,540억원, 2015년 말 18조94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 마침내 중국이 미국을 압도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2월 한 달 사이 전체 외국인은 국내 상장채권 보유액을 4조4,000억 원어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2월에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대량 처분했지만 3월 들어서는 외국인의 채권 순유출액이 1조원 미만으로 진정세에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인은 2월 한달 동안 국내 주식을 2,000억 원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순매도 상위국은 미국(8,869억원), 영국(4,800억원), 케이만아일랜드(2,629억원)였다. 주요 순매수 상위국은 싱가포르(1조4,251억원), 프랑스(2,768억원), 캐나다(1,955억원)로 나타났다.
2월 말 기준으로 한국 주식 보유 현황을 보면 미국이 161조7,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영국(33조2,950억원), 싱가포르(24조6,800억원), 룩셈부르크(24조970억원), 아일랜드(14조3,880억원) 순이었다.
중국은 상장채권 보유국 1위에 올랐지만 8조4,020억 원어치의 한국 주식을 보유해 11위에 그쳤다.
한편 중국은 올 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3조2,309억 달러로 2위인 일본(1조2,481억달러)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를 지켰다.
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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