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 승부 예상 일리노이서도 승리
‘중재 전대로 낙마’ 가능성 낮아
트럼프 캠프에 黨 인사들 속속 합류
‘미니 슈퍼화요일’ 결과가 나온 15일 밤 공화당 경선 주자들의 후보 지명 가능성에 돈을 거는 ‘예측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텃밭 패배로 중도 하차를 선언한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의 몸값이 폭락하고, 60%대 중반에 머물던 도널드 트럼프의 지명 가능성은 72%까지 치솟았다.
트럼프가 당초 예상보다 큰 승리를 거두면서 공화당 경선은 사실상 종료됐다는 게 미국 언론의 대체적 평가다. 트럼프의 후보 지명을 거부할 객관적 장애물이 제거됐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날 아침 북마리애나 코커스에서 70%가 넘는 득표를 기록, 과반이상 득표를 한 지역이 최소 8곳을 넘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시켰다.
또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물론이고 당초 박빙 승부가 예상됐던 일리노이 주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누적 대의원이 620명을 넘어섰다. 이는 7월 클리블랜드 전당대회에서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1,237명)의 절반(619명)을 넘는 것이다. 오하이오주 승리로 공화당 주류의 마지막 희망으로 떠오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남은 20개 경선지에서 기적과 같은 역전극을 펼치지 않는 한 트럼프의 후보 지명을 막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설령 과반수 확보에 실패하더라도 공화당 지도부가 ‘중재 전당대회’를 통해 열어 트럼프 낙마를 시도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CNN은 “중재 전당대회로 트럼프를 배제하면 공화당은 백악관 주인을 민주당에 넘겨주게 될 게 거의 확실하다”며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이 결탁을 당 실력자들에 의한 또 하나의 배반으로 볼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후보 지명이 눈앞에 다가온 만큼 트럼프 진영은 당내 경선에서 크루즈, 케이식 후보를 견제하면서도 다른 한쪽으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맞붙을 본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선 승리를 위해 인종차별적 막말과 실현가능성 낮은 자극적 공약으로 공화당 표심에 집중하던 것에서 벗어나는 한편, 지지세력 확장을 위해 급진적 발언과 공약의 수준도 완화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또 이 과정에서 기존 공화당 주류 세력과의 연대도 모색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후보 지명이 굳어지면서 공화당 소속 상ㆍ하원 사이에서도 트럼프 캠프 합류 의사를 타진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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