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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막는 유전자 발견… 암 치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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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막는 유전자 발견… 암 치료 기대

입력
2016.03.1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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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생명과학부 고명곤 교수. UNIST 제공
UNIST 생명과학부 고명곤 교수. UNIST 제공

암을 막을 수 있는 유전자가 발견돼 이를 활용할 경우 각종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는 생명과학부 고명곤 교수가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TET 단백질이 없거나 부족하면 강력한 악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6일 밝혔다. 이 단백질을 만드는 TET 유전자의 기능이 암을 치료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고 교수는 “거의 모든 암에서 TET 단백질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이는 TET 유전자가 다른 암에서도 암 억제 유전자로 작용할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팀은 TET 단백질과 암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해 생쥐로 실험했다. 생쥐의 조혈모세포에서 높게 발현되는 TET 단백질 두 종류를 동시에 없앤 뒤 관찰한 것이다. TET2와 TET3 단백질이 모두 사라진 생쥐는 1주일 이내에 조직학적ㆍ세포학적으로 암의 징후가 관찰됐다. 또 이들 생쥐는 모두 4~5주 안에 악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고 교수는 “실험에서 나타난 혈액암은 기존에 알려진 다른 암 억제 유전자가 없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고 강력했다”며 “이는 TET 단백질과 암의 인과관계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TET 유전자가 사라진 조혈모세포는 림프구성 계열이나 적혈구 계열로 분화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 TET 단백질이 면역세포의 분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다. 또 TET 유전자가 결손되면 손상된 DNA가 제대로 교정되지 않았다. 세포 분화 과정 이 현상이 축적되면 게놈이 불안정해진다.

고 교수는 “이번 연구로 DNA 손상이 쌓이면 세포의 암화를 촉진한다는 단서를 제시했다”며 “DNA를 구성하는 염기의 화학적 변형과 게놈 안정성, 세포의 암화 사이에 새로운 연결고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TET 단백질의 발현 수준이나 활성을 유전자 단위에서 조절하는 방법으로 악성 골수성 백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성유전학적 방법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는 UNIST의 고명곤 교수와 미국 UC샌디에이고의 안자나 라오 교수, 독일 암연구센터의 루카스 차베즈 교수다. 또 제1저자는 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단장 명경재) 안정은 박사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김창배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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