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8ㆍ볼티모어)가 시범경기 첫 멀티출루를 기록했지만 다시 무안타로 침묵했다. 전날까지 3경기 연속안타로 타격감을 회복하는가 싶더니 타율은 1할대마저 붕괴됐으며 이쯤 되자 인내했던 벅 쇼월터 감독과 현지 언론도 부정적 전망을 내 놓기 시작했다.
김현수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있는 플로리다 오토 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와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시범경기 타율은 종전 1할3리에서 9푼7리까지 떨어졌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하나씩 얻어냈지만 볼티모어가 김현수에게 2년간 700만 달러를 안기며 기대했던 ‘출루 머신’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볼티모어 지역 언론인 볼티모어 선은 ‘볼티모어는 고전 중인 김현수의 대안을 고르고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김현수를 도마 위에 올려 놓았다. 이어 “볼티모어는 팀의 출루율을 높이기 위해 2년간 700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김현수는 이 레벨에서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고 적었다. 쇼월터 감독 역시 “많은 사람이 내게 지금의 김현수는 진짜 모습이 아니라고 했다. 한국에 있었을 때의 그 김현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모르겠다. 여기 투수들의 공 스피드가 더 빠른지, 실력이 더 좋은지”라며 실망감 섞인 평가를 했다. 볼티모어 선은 “물론 김현수를 실패라고 말하기는 이르다.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스프링캠프 첫 3주 동안 김현수와 다른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의 활약상은 너무도 대조적이었다”고 지적하면서 “만약 김현수가 남은 2주 동안에도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불편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한국인 투수 윤석민(KIA)은 (지난해 초)볼티모어 구단에 계약 해지를 요청하고 고향으로 돌아간 적이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대호(34ㆍ시애틀)는 애리조나주 탬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전에 5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 빅리그 25인 로스터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2할8푼6리(21타수 6안타)에 1홈런, 4타점, 5득점이 됐다. 시애틀과 에인절스는 4-4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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