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알파고
흑 이세돌
<장면 3> ‘알파고’란 이름은 그리스 자모의 첫째 문자인 ‘알파(alpha, A)’와 바둑의 영어식 표현인 ‘고’(go)의 합성어로 ‘첫째가는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5번기 대결 첫 판이라 바둑계에선 알파고의 기력이 과연 어느 정도일지 모두들 궁금해 했는데 실제로 맞부딪쳐 보니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초반에 이세돌이 조금 어정쩡한 착수를 하자 즉각 △로 상변 흑돌(▲) 사이를 가르며 선제공격에 나섰다. 이세돌이 1로 한 칸 뛰어 달아나자 재빨리 2, 3을 교환한 다음 4로 모자 씌운 데까지 돌의 흐름이 마치 물 흐르듯 아주 자연스럽다.
이세돌이 5로 붙인 건 <참고1도>를 기대한 것이지만 알파고가 6, 7을 선수 교환한 다음 8로 부딪친 게 날카로운 반격이다. 흑의 응수가 곤란하다. <참고2도>처럼 진행하면 상변을 차지할 수 있지만 대신 중앙에 백의 철벽이 생겨서 득보다 실이 많다.
이세돌이 한참 생각하다 어쩔 수 없이 9로 막았지만 막상 10으로 끊기니 흑돌이 꼼짝없이 안에 갇혀서 당장 삶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흑이 때 이르게 고전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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