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화가 신석필(96) 화백의 특별 회고전이 3월 15일부터 20일까지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화업(畵業) 80년 특별회고전>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신 화백이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초기작품 40점을 포함하여 최근 신작 20여 점 등 총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타고난 ‘환쟁이’신 화백은 황해도 해주 사리원 출신으로 초등학교 2학년이던 아홉 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집스레 중·고등과정을 거쳐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학교인 황해도립해주미술학교를 졸업한다. 이후 해방공간의 혼란기이던 1947년, 국립평양미술대학 대학원 조교수 임용을 기다리던 중 6·25 전쟁이 발발했다. 우여곡절 끝에 1951년 1·4후퇴 당시 정든 고향인 황해도를 떠나 남쪽으로 향하는 마지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대구에 정착한 이후 70년 가까이 망백(望百)의 연세(96)에 이르기까지 대구화단을 지켜오면서 지역미술계의 산 역사이자 거장으로 우뚝 섰다.
신 화백은 반세기 이상 이산의 비운을 온 몸으로 체험해온 실향민답게 자연친화적이고 황토색 짙은 작품 곳곳에 뼈저린 이산의 아픔을 풀어놓았다. 동심이 가득한 내적 시각을 통해 잃어버린 고향, 잃어버린 동심의 세계에 대한 영원한 향수, 어릴 적 어머니와 함께 했던 충만한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은 귀소본능의 욕구 등이 어린다. 다만 사실적인 화법을 쓰지 않고 그만의 독특한 시각과 표현법으로 관객에게 색다른 감동을 전한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