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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의 왕 '천삼' 홍삼시장 확대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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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의 왕 '천삼' 홍삼시장 확대 견인

입력
2016.03.1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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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 엄지손가락 굵기의 홍삼인 천삼 10지가 포장되고 있다

'천삼'이 홍삼 시장의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최근 홍삼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거듭났다. 지난 10년간 홍삼 시장 매출은 1,000억원에서 1조 이상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홍삼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검증된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에 고급 상품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났기 때문이다.

홍삼에 최고급 이미지를 덧칠할 수 있었던 것은 '천삼(天蔘)' 덕분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최고가 홍삼 상품인 '천삼10지' 가 수훈갑이다. 천삼 10지는 국내 홍삼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KGC인삼공사 정관장의 효도 상품이다. 천삼 10지는 홍삼 제품의 왕이다. 600g에 620만원이나 한다. 1g당 1만원이 넘는 초고가 상품이다.

그런데 물건이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미 마니아층도 형성돼 있다. 이들은 국내에서 물건을 구하지 못하면 중국으로 건너가 웃돈을 주고 구입할 정도다. 천산 10지의 성공사례는 효능뿐 아니라 최고상품이라는 믿음이 기반에 있다.

▲천삼의 조건

천삼은 깐깐한 인삼산업법 기준을 통과해야 얻을 수 있는 이름이다. 홍삼은 인삼산업법이 정한 외형, 내부조직 등에 따른 기준등급이 있다. 천삼은 그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전체 홍삼 생산량의 극소수만이 천삼 판정을 받게 된다. 천삼이 되기 위해서는 수삼 중 가장 좋은 것을 골라 가공 된 홍삼 중 크기와 표피, 조직은 규격에 맞고 외관은 아름다워야 한다. '하늘이 내려준 인삼' 이라고 해 '천삼'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천삼은 맛과 향이 기타 홍삼에 비해 탁월할 뿐만 아니라, 효능 또한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삼은 외형적으로 균열과 흠집이 없고 머리·몸통·다리 부분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뿌리 형태가 사람 인(人)자 모양이어야 한다. 내부조직은 치밀하고, 머리 밑 부분을 사선으로 절단했을 때 내공(內空)과 내백(內白)이 없어야 한다. 내부조직이 치밀해야 사포닌 등 유효 성분의 함유량이 높기 때문이다.

천삼 중에서도 가장 품질이 좋은 천삼은 10지(支)로 구분된다. 10지는 굵기와 무게 또한 일정 기준 이상 되어야 한다. 덕분에 천삼 10지는 1년에 200㎏정도만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여, '천삼10지'가 탄생하는 곳

▲ 홍삼의 등급을 분류하고 있다.

천삼10지는 부여에 위치한 KGC인삼공사의 고려인삼창에서 생산된다. 물량이 적어 1년에 10~12일 정도만 생산이 이뤄진다. 금강이 흐르는 백제의 고도 부여는 홍삼을 제조하는데 최적의 장소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풍부한 일조량과 깨끗한 물은 홍삼 가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고려인삼창은 1956년 한국전쟁으로 개성에 있던 개성인삼전매지청이 충남 부여로 옮기면서 건립되었다. 이후 1974년 현재의 규암면에 현대식 시설이 들어오면서 현재의 위용을 갖췄다.

전통적인 홍삼제조기법과 현대적 의약품 제조설비가 결합되어 있는 고려인삼창에는 KGC인삼공사의 100년 기술력이 녹아들어 있다. 건조·정형·선별 등의 세심한 수작업을 비롯해 증삼·추출·포장 등 첨단 공정이 조화돼 있고 연간 8,000여톤의 수삼을 홍삼으로 가공한다. 특히 천삼 생산 인력은 20년에서 30년 가까이 숙련된 장인들에게만 주어진다. 고부가가치의 식품을 생산하는 만큼 안전성에 대한 고려도 최상위 수준이다. 반도체 공장급의 안전 시설과 인력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생산라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위생복과 위생 모자를 꼭 착용해야 하고 신발도 방진처리를 한다. 이것도 모자라 에어샤워 바이오 클린 룸(입장하기 전에 거치는 시설로 인체나 물품에 부착한 먼지나 미생물을 고속의 청정 공기로 제거)을 통과해야 생산시설로 진입이 가능하다.

▲희소성, 중국내 가격은 폭등

천삼10지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산품 가공식품 중 가장 고가 상품이다. 국내에는 천삼10지를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중국 부유층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높아 천삼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덕분에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중국 등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하지만 1년 생산량이 극소량이라 돈이 있어도 먹기 힘들다. 이런 희소성으로 인해 중국에서는 실제 가격의 세배나 되는 웃돈을 얹어 거래가 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을 찾는 중국관광객들의 경우 면세점에 천삼이 보이면 모두 구매할 정도다. 국내에서도 천삼10지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천삼은 기본적으로 우수한 인삼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생산량이 불규칙하다.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없는 것이 천삼이다"며 "해외시장에서도 천삼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어 가치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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