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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번호' 현역들엔 '공포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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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번호' 현역들엔 '공포번호'

입력
2016.03.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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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신명 선거관리위원장이 14일 밤 국회 정론관에서 20대 총선 후보 결정을 위한 1차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김우남(왼쪽부터), 이상직, 김기준, 유대운 현역 의원 4명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신명 선거관리위원장이 14일 밤 국회 정론관에서 20대 총선 후보 결정을 위한 1차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김우남(왼쪽부터), 이상직, 김기준, 유대운 현역 의원 4명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 ‘안심번호 경계령’이 내려졌다. 지역구 예비후보 경선에 현역 의원들이 사상 처음 등장한 안심번호의 벽에 가로 막혀 무더기 탈락했다. 기존 집 전화 중심의 여론 조사에서 조직력을 앞세워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던 것과 달리, 이동 통신사가 무작위로 뽑은 휴대전화 번호를 활용한 안심번호 경선에서 조직력이 힘을 못 쓰면서 예상 밖 결과들이 쏟아졌다.

안심번호의 위력은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가 14일 발표한 1차 경선 결과에 그대로 드러났다. 현역 의원 10명 중 4명이 탈락했고, 다른 1명은 2위로 결선투표에 나가 탈락 위기다.

3선 중진 김우남 의원(제주을ㆍ49.7%)은 오영훈 전 제주도의회민주당원내대표(50.3%)에게 0.6%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서울 양천갑에서는 비례대표 초선 김기준 의원이 황희 전 노무현대통령비서실 행정관에게 졌고, 강북을에서는 초선 유대운 의원이 박용진 전 대변인에게 패했다. 전북 전주을의 초선 이상직 의원은 최형재 전 전북대 초빙교수에 밀렸다. 3명의 예비후보가 맞붙은 전북 완주ㆍ진안ㆍ무주ㆍ장수에서는 초선 박민수 의원(2위)이 안호영 변호사(1위)와 15일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현역 가운데 유승희(서울 성북을) 이찬열(경기 수원갑) 은수미(성남 중원) 김경협(부천원미갑) 강창일(제주갑) 등 5명만이 경선에서 이겼다.

더민주 제주도당 관계자는 “기존 여론조사는 최대한 많은 지지자를 동원해 집 전화 앞에서 무한정 기다리며 전화만 잘 받게 하면 됐지만 안심번호는 누가 선거인단에 들어가는지조차 알 수 없어 준비하기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평균 접속률이나 응답률이 10% 안팎을 기록할 만큼 적극 응했다는 점도 조직력의 영향력을 축소시켰다. 박용진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인지도와 평판 싸움”이라며 “벼락치기 하듯 조직을 동원해 점수를 따려는 것은 통하지 않고 평소 꾸준히 이미지 관리에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똑같이 안심번호를 통한 경선을 진행한 새누리당은 이날 발표한 3차 경선까지 6명의 현역의원(박성호 정문헌 안홍준 등 지역구 3명, 윤명희 이에리사 문정림 등 비례대표 3명)이 탈락했다. 더민주 관계자는 “새누리당은 고정 지지층이 탄탄하기 때문에 현역 의원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더민주는 현역 교체 요구가 많아 신인들이 다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안심번호 경선이 세대 교체에 충분히 효과가 있는 점이 확인됐다”며 “인위적 물갈이 보다는 경선을 통해 능력 있는 다선은 남고 아니면 신인에게 기회를 주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상준기자 butto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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