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자 출신의 동화작가가 별명을 소재로 동화책을 썼다.
10여 년 이상 연예부 기자로 활동한 문미영 작가(작은 사진)의 두 번째 장편동화 '권민 장민 표민'(푸른책들)은 '제13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 수상 장편동화다.
이 책은 별명에 얽힌 초등학교 5학년 소녀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그려간다. 별명은 말 그대로 특별하게 부르는 '이름'이다. 별명을 통해 한 사람의 정체성이 드러나기도 하고, 서로를 어떤 별명으로 부르느냐에 따라 그들의 관계를 파악할 수도 있다. 특히 학창 시절에 지어진 별명은 거의 평생을 따라다니는 진짜 '제2의 이름'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시기의 아이들이 이름보다 더 자주, 그것도 평생 불리는 별명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특별한 별명을 통해 진정한 친구를 만나 함께 성장하는 세 명의 민지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빛가람 초등학교 5학년 1반의 권민지, 장민지, 표민지, 무려 세 명의 '민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름을 잃어버린 민지들은 '민지 회의'를 개최해 자신들의 별명을 스스로 궁리한다.
이 책은 실제로 초등학교 시절 같은 이름을 가진 친구와 같은 반이 되어 불편함을 겪은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쓰였다. 단지 같은 이름이 주는 불편함을 그리는 에피소드로 끝나지 않는다.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보았을 법한 보편적인 것들이다. 2차 성징, 왕따, 장래 희망 등, 자칫 진부할 수도 있는 초등학교 여학생들의 일상적인 고민을 담담하면서도 담백하게 풀어내며 이야기를 한 단계씩 앞으로 진전시킨다.
문 작가는 앞서 2011년 어린이동산 중편동화 공모 최우수상 수상작 '천장 나라 꿈 공장'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동화 '바닷속 태양'이 있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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