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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들의 어머니' 테레사 수녀, 성인 반열에 오른다

입력
2016.03.15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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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의 테레사 수녀가 인도 캘커타의 빈민가에 설립한 '사랑의 선교회' 앞에서 아이들과 함께 서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생전의 테레사 수녀가 인도 캘커타의 빈민가에 설립한 '사랑의 선교회' 앞에서 아이들과 함께 서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빈자들의 어머니’ 테레사 수녀(1910∼1997년)가 성인(聖人) 반열에 오른다.

AFP 통신은 15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테레사 수녀의 성인 추대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청 시성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테레사 수녀의 추대 여부를 심사해왔다.

시성식은 테레사 수녀가 선종한 날에 하루 앞선 9월 4일 열릴 예정이다. 로마 교황청은 시성식 장소를 밝히지 않았지만 로마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후 테레사 수녀의 시신이 안치된 인도 콜카타에서 추수감사절 행사와 맞물려 시성 기념식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로마에서 시성식이 열릴 경우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포한 ‘자비의 대희년(2015년 12월 8일∼2016년 11월 20일)’의 최대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희년은 가톨릭 교회가 신자들에게 용서와 자비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를 말한다. 테레사 수녀가 앞서 2003년 성자의 전 단계인 복자(福者)로 시복됐을 때는 30만명의 가톨릭 신자가 바티칸에 모였었다.

테레사 수녀는 1910년 마케도니아의 스코페에서 태어나 아일랜드 로제타 수녀회에 들어갔다. 1931년부터 인도 콜카타에 ‘사랑의 선교회’를 세우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79년 그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고, 눈을 감은 뒤 6년만인 2003년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복자로 추대됐다.

지난 2007년에는 그가 가까운 신부 등과 주고 받은 편지 40여 통이 공개되며 그의 생을 관통했던 인간적 고뇌가 알려지기도 했다. 이 편지에서 테레사 수녀는 자신이 겪고 있는 삶의 건조함과 어두움, 외로움, 고통에 대해 탄식했고 때로 신의 존재를 의심했다고 고백했다. AFP는 “테레사 수녀가 생에 동안 믿음의 문제로 고통 받았던 점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빠르게 현대 가톨릭의 아이콘이 됐다”고 보도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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