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조종사 업무 비하성 글을 올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달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는 시각차를 보였던 조종사 새 노동조합(KAPU)까지 비판에 가세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KPU)는 조 회장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15일 “핵심인력인 조종사 업무도 제대로 모르는 조 회장은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로서 자격미달”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조종사노조는 “만약 일반인의 글이었다면?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조 회장은 일반인이 아니라 150대가 넘는 항공기로 전 세계 46개국 129개 도시를 취항하는 항공사의 CEO”라며 “엉터리 지식에 놀라움을 넘어 당황스럽고 창피하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13일 조 회장은 페이스북 답글로 ‘운항관리사가 다 브리핑 해주고, 자동차운전보다 쉬운 오토 파일럿으로 운항한다’는 내용을 올렸지만 노조는 “운항관리사가 조종사에게 브리핑을 해 준 적이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노조는 “조 회장의 글은 2,000명이 넘는 조종사들에게 상처를 입혔다”며 “조종사들은 무너진 자존심을 딛고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조종사새노조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조종사 자신의 명예와 자부심은 물론 수많은 부모와 가족의 마음까지 함께 짓밟았다”고 지적했다.
새노조는 “조종사를 무시하고, 본인의 하수인 정도로 여기는 전근대적 망상에서 하루빨리 깨어나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며 조 회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대한항공 노사는 쟁의행위 중인 노조가 임금교섭 재개를 결정, 오는 17일 첫 상견례가 예정돼 있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