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이 최선의 방어
대포알 서브로 스피드 백 봉쇄
블로킹이 승부수
“따라다니는 수비는 없다” 선긋기
단기전은 기싸움
3연승 기세에 자신감도 충천
김세진(42) 감독이 이끄는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은 지난 1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16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 삼성화재와 원정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하고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18일부터 열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은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오히려 도전자의 입장으로 현대캐피탈에 한 번 맞부딪혀보겠다고 선언했다. 김세진 감독은 파죽의 18연승으로 정규리그 1위를 거머쥔 현대캐피탈의 전력이 한 수 위임을 깨끗이 인정하고 결전에 임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후반기들어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한 세트도 못 땄다”고 돌이키며 “전력으로 볼 때 현대캐피탈이 확실히 한 수 위다. 스피드 배구가 자리 잡았고 수비 리듬도 완전히 되찾아 공격 과정에서 2~3점씩 치고 나가면 답이 없다”고 경계했다.
만만찮은 승부이지만 그렇다고 호락호락 당할 OK저축은행은 아니다. 김 감독은 “PO를 일찍 끝내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면서 “부상선수가 많음에도 여기까지 와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작년 우승 멤버보다는 전력이 떨어졌고 또 많이 노출이 된 상태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경험을 쌓은 건 의미 있다. 여기서 쉽게 고꾸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 경기라도 따고 싶다. 첫 경기에서 승부를 걸어보겠다”고 선전포고했다.
김 감독은 말을 아꼈지만 OK저축은행이 생각하는 현대캐피탈을 깰 비책은 선제 공격ㆍ블로킹 대응ㆍ기세 싸움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선제공격은 곧 서브와 서브 리시브다. 김세진 감독은 “삼성화재전도 그렇고 결국엔 서브와 서브 리시브 싸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 스타일대로 가야 한다. 공격적인 서브가 정답이다”라고 강조했다. 시몬-송명근을 위시한 강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그들이 원하는 스피드 배구를 최대한 못하게 만드는 작업에서부터 실마리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캐피탈의 191cm 장신 세터 노재욱의 높고 빠른 토스에 대비한 블로킹은 또 다른 승부의 열쇠다.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의 중앙 쪽 다채로운 공격에 대비해 센터진에 변형을 줘야 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따라다니는 블로킹은 안 할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가운데는 가운데 대로 각자 포지션에서 할 것이다. 다 잡을 수는 없다. 줄 건 주겠다”고 말했다.
직접 뛰는 선수들은 기세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었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즉 누구의 모멘텀(승리의 기운)이 더 거세냐의 싸움이다. OK저축은행 세터 곽명우는 “단기전은 자신감이다. 서로 믿고 플레이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고, 레프트 송희채는 “기록 따윈 신경 안 쓴다. 경기 전 자신감이나 그런 게 중요하다. 그걸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송희채는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 중간에 현대캐피탈의 연승을 한 번쯤 저지해줬으면 하고 바랐다”며 “우리도 최근 3연승을 하며 자신감이 올라오고 있다. 지금 갖고 있는 느낌이 작년 챔프전처럼 가볍다. 벌써부터 좋았던 느낌이 온다. 그때 리듬이나 지금 리듬이 비슷하다”고 필승의지를 다졌다.
정재호기자 kemp@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