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소음으로 폐사한 꿀벌에 대해 1,700만원 배상하라”

꿀벌 게티이미지뱅크

공사장 소음과 진동으로 겨울잠을 자던 꿀벌이 폐사하자 시행사와 시공사가 양봉업자에게 1,7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15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부터 강원 양양군 현남면에서 벌을 치던 한모(55)씨는 양봉시설에서 약 260m 떨어진 농업용 저수지 둑 증축공사장의 소음과 진동 탓에 2014년 8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자신이 기르던 벌통 500개가 폐사했다고 주장했다. 통상 벌통 하나에는 꿀벌 4,000~4만 마리가 들어있다. 이에 한씨는 지난해 8월 환경분쟁조정위에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5억1,500여만원의 피해배상 재정 신청을 했다.

분쟁조정위 조사결과 공사장에서 발생한 소음(최대소음 67.8dB)과 진동(평균 0.1㎝/sec)은 가축에 피해를 주는 검토 기준(소음 60dBㆍ진동 0.02㎝/sec)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날개 진동의 강약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꿀벌이 스트레스를 받아 폐사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다만 공사 빈도를 감안해 피해 벌통 수는 350개로, 벌통당 피해율은 10%로 산정해 배상금액은 1,700만원으로 결정됐다.

남광희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은 “건설공사 사업자는 겨울철에 공사를 할 때 동면한 동물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반드시 주변 생태계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