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 중인 50대가 중국으로 몰래 빠져나간 뒤 국내로 밀입국했다가 공소시효 2개월을 앞두고 해경에 검거됐다. 이 남성은 밀폐된 배 안에서 9일간 생수 1병으로 버텼다.
남해해양경비안전본부 국제범죄수사대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모(53)씨와 이에 가담한 바지선 선원 이모(61), 박모(51)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7일 중국 닝보항에서 바지선을 타고 9일만인 지난 6일 경남 거제시 고현항을 통해 밀입국한 혐의다. 바지선 선원 이씨 등은 김씨에게 5,000만원을 받기로 하고 밀입국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바지선 물탱크 통로에 은신했다. 이곳은 바지선 선체의 뚜껑을 열고 20~30ｍ 들어가야 나오는 1평 남짓한 공간. 김씨는 이곳에서 9일간 2리터 생수 1병으로 버텼다.
해경은 밀입국 첩보를 입수해 김씨가 머물렀던 바지선을 조사, 물탱크 통로에서 생수병과 반바지 등을 찾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DNA 분석 결과는 김씨의 것과 일치했다. 김씨는 서울 마포구 자신의 누나 집에 머물다가 지난 8일 잠복 중인 해경에 검거됐다.
김씨는 사채업을 하면서 지난 2009년 5월 누진세 등 누적 탈세액 60억원 가량으로 수배가 내려졌다. 해경은 김씨가 공소시효(7년) 만료 직전 해외 체류사실을 숨기기 위해 국내로 밀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체류기간 중에는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해경은 김씨가 중국으로 출국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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