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정청래 최규성 의원의 재심신청을 15일 기각한 반면 윤후덕 의원의 신청은 받아들이며 구제의 길을 열었다. 또 당 비상대책위원인 변재일 의원의 ‘단수공천을 취소하라’는 재심청구가 인용, 단수공천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는 등 의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심사결과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통해 확정된다.
당 공천재심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재심을 신청한 5명의 의원에 대해 심사한 결과 정청래 최규성 의원은 기각, 윤후덕 의원의 경우 인용됐다”며 “나머지(부좌현 전병헌 의원)은 오늘 추가 심사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부좌현 전병헌 의원의 경우 추가 소명자료를 제출하기로 해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 의원은 더민주 소속으로 이번 총선에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정 의원은 지난해 4ㆍ29 재보선 참패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하는 주승용 당시 최고위원을 향해 “사퇴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더 문제”라고 발언,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았으나 추후 사면됐다. 정 의원의 공천배제 소식에 지지자들이 당사로 몰려와 항의하는 등 후폭풍이 거셌지만 재심위원회는 ‘공갈막말’당시 정 의원이 받은 당직정지 6개월 처분이 중징계라고 판단, 이의제기를 기각했다.
자신의 재심청구 기각 소식을 들은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눈물 나게 하는 정치가 있고 눈물 닦아주는 정치가 있다”며 “대한민국의 많은 아들딸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어머니, 이럴 때 저는 어떡해야 하나요” 라는 글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함께 게재하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나 정 의원이 탈당을 감행하고 무소속 출마를 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당 안팎의 추측이다.
재심 신청이 수용된 윤 의원은 지난해 8월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파주에 있는 LG디스플레이에 자신의 딸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일자 “모두 저의 잘못”이라고 사과하고 딸을 퇴사시켰다. 재심위는 윤 의원을 낙천 대상자로 지정했던 총선청년네트워크가 더 이상 윤 의원에 대해 낙천을 주장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낙천 철회 의사를 밝히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며 공천 배제의 근거가 없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당 비대위 소속 변재일 의원(충북 청주청원)의 단수공천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변 의원은 10일 경선 없이 단독 후보로 선정됐지만 이종훈 예비후보가 ‘단독공천 철회와 경선 시행’을 요구하며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위는 15일 이 예비후보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종걸 원내대표(경기 안양만안)의 단수공천에 대한 재심 신청은 기각됐다.
이 같은 당 재심위의 심사결과는 비대위에 보고, 최종 확정된다. 비대위의 판단에 따라 윤후덕 의원은 더민주 소속으로 20대 총선에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반면, 변재일 의원의 경우 단수공천이 취소되면 경선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더민주 비대위는 이날 비공개 회의를 열어 이들에 대한 재심여부를 최종 의결할 계획이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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