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를 살해, 암매장한 30대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이모(35)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13일 오후 5시쯤 안양시 동안구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동거녀인 김모(21ㆍ여)와 다투다 목 졸라 살해한 뒤 다음날 광명시의 한 공터에 암매장한 혐의다.
조사결과 군 장교 출신인 이씨는 살해 이틀 뒤인 지난달 15일 김씨 휴대전화로 김씨 언니에게 ‘홍대로 간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김씨가 단순 가출한 것처럼 꾸민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 언니의 미귀가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도 같은 달 26일과 28일 이씨를 참고인으로 두 차례나 불러 조사했지만 이씨의 거짓말에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다. 경찰은 이씨의 오피스텔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이씨가 대형 박스를 옮기는 장면 등 의심스런 정황을 확인하고도 그를 놓쳤다.
이씨는 “김씨가 다툰 뒤 짐을 싸 나갔다”, “안 쓰던 전선을 박스에 담아 버린 것”이라며 태연하게 알리바이를 제시, 경찰을 따돌린 뒤 지난달 29일 잠적했다.
경찰은 그제서야 이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추적에 나섰고 10여일 만인 지난 14일 오후 9시10분쯤 대구의 한 찜질방에서 그를 붙잡았다.
경찰은 이날 피해자 김씨의 시신을 발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는 한편 이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성관계 도중 살해할 의도 없이 목을 졸랐는데 조금 후 숨져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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