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송명근 쌍포를 앞세운 OK저축은행이 삼성화재를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이로써OK저축은행은 2년 연속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OK저축은행은 1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16시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 2차전 삼성화재와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18 20-25 25-19 25-20)로 승리했다.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은 3전2선승제의 PO를 2경기(1차전 3-0 셧아웃) 만에 끝내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파죽의 18연승 신화를 쓴 현대캐피탈과 18일 만나게 됐다. 정규리그 1,2위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의 챔프전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삼성화재는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에 빠지지 않았던 전통이 깨지며 프로배구 삼성 독주시대의 종말을 알렸다. 삼성화재는 지난해부터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OK저축은행에 5번을 붙어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오점도 남겼다. 올 정규리그에서는 홈에서 3전 전승을 거뒀으나 정작 중요한 PO에서는 발목이 잡혔다. 이날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나 “잠깐 삐끗하면 무너진다”고 선수단의 방심을 경계하며 “1차전 초반 시몬과 후반 송명근이 잘 됐던 대로 자신 있는 것부터 먼저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주문대로 OK저축은행은 1세트 연속 블로킹 득점에 이은 시몬의 강력한 스파이크가 연거푸 작렬하며 리드를 잡아나갔다. 17-13에서 OK저축은행은 송명근의 후위 공격으로 격차를 더 벌렸고 상대 범실까지 더해지며 19-13으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OK저축은행은 23-18에서 시몬의 강력한 서브 득점이 나온 뒤 한상길의 블로킹으로 세트를 가져갔다. 시몬은 1세트에만 8득점을 올렸다.
경기 전 선수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1세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임도헌 감독의 계획이 어긋났지만 삼성화재는 2세트 시작과 동시에 상대를 강하게 몰아붙여 9-3의 리드를 잡은 뒤 한 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25-20으로 이겼다. 이번 세트에서 OK저축은행은 범실을 9개나 저지르며 자멸했다.
3세트 들어 팽팽하던 기 싸움은 11-8에서 시몬의 철벽 블로킹이 연속 적중해 13-8로 달아난 OK저축은행 쪽으로 기울었다. 세트 중반 시몬을 쉬게 하는 여유까지 부린 OK저축은행은 24-19에서 전병근의 퀵오픈이 상대코트에 내리 꽂혀 세트를 따냈다. OK저축은행은 벼랑 끝에 몰린 삼성화재의 5세트 초반 거센 반격을 시몬과 송명근의 좌우 쌍포로 맞서며 10-6으로 잡은 리드를 끝까지 놓치지 않고 25-20으로 마무리했다.
삼성화재는 지친 그로저의 부진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정규시즌 득점왕(1,073점) 그로저는 1세트 8점, 2세트 7점, 3세트 5점 등으로 세트를 거듭할수록 현저하게 공격력이 저하됐다.
대전=정재호기자 kem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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