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A(33)씨는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정식 외국인 환자 유치업자가 아니었지만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총 50회에 걸쳐 국내 성형외과에 중국인 환자를 소개해주고 2억5,635만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환자가 수술비로 1,000만원을 내면 500만원은 A씨가 챙기는 식이었다. 중국인 B(28)씨는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9차례에 걸쳐 국내 성형외과에 중국인 환자를 연결해주고 9,415만원을 받았다. B씨는 환자가 내는 수술비의 최대 60%를 소개비 명목으로 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불법적으로 환자를 알선하는 ‘브로커’가 활개를 치고 있다. 환자 유치에 목을 맨 병원들은 불법임을 알면서도 울며겨자먹기로 브로커에 의지하지만, 과도한 수수료는 의료비에 전가돼 외국인 환자들의 국내의료기관 이용을 기피하도록 한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브로커는 수술을 잘하든 말든 수수료를 가장 많이 주는 병원에게 손님을 몰아 주겠다며 병원들을 부추킨다”며 “아무리 비싸도 수백만 원에 불과한 쌍꺼풀 수술비용으로 수수료 때문에 1억원 이상 내야 한다면 누가 한국으로 건너 와 수술을 받겠느냐”고 씁쓸해했다.
정부가 불법 브로커 근절에 칼을 빼들었다. 외국인 환자 불법 브로커가 적발되면 수수료 전액을 몰수하고, 신고자에게는 최대 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14일 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의료해외진출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안을 발표했다.
의료해외진출법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 유치에 대한 등록을 하지 않고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이날 복지부가 발표한 하위법령에는 등록하지 않고 유치행위를 한 경우 매출액 전액을 과징금으로 물고,, 신고자에게는 1,000만원 내에서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6월 시행을 앞둔 의료해외진출법의 하위법령을 마련한 것”이라며 “부처 협의 후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