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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스 클럽 쉐프들의 ‘맛있는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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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스 클럽 쉐프들의 ‘맛있는 봉사’

입력
2016.03.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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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지역 노인들이 14일 대전화이트라이온스클럽이 준비한 '효도 갈비탕'을 먹고 있다. 이 클럽은 이날 1500명의 노인들을 초청해 '요리사들이 만든 진짜 맛있는 요리'를 제공했다. /2016-03-14(한국일보)
대전 동구지역 노인들이 14일 대전화이트라이온스클럽이 준비한 '효도 갈비탕'을 먹고 있다. 이 클럽은 이날 1500명의 노인들을 초청해 '요리사들이 만든 진짜 맛있는 요리'를 제공했다. /2016-03-14(한국일보)

“요리사들이 한 거라 그런지 정말 맛있어유.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떡까지 먹었다니께유.”

꽃샘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14일 낮 대전 동구 판암동 수산식당 ‘공동어시장’에는 대전 동구 지역에 사는 노인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대전의 내로라 하는 요리사들로 구성된 대전화이트라이온스클럽(회장 강정모)이 준비한 ‘효도 갈비탕’을 먹기 위해 모인 것이다. 화이트클럽은 대전지역 요리사 28명이 ‘요리 봉사’에 의기투합해 지난해 9월 결성됐다. 요리사 회원으로만 구성된 라이온스클럽은 전 세계에서 화이트클럽이 유일하다. 이들은 호텔부터 개인 음식점까지 다양한 분야의 요리사들로 라이온스클럽이라는 인연을 매개 삼아 재능기부에 나섰다.

화이트클럽이 이날 초청한 노인은 1,500명. 식당은 단체손님 몇 팀이 와도 거뜬할 정도로 넓었지만 워낙 많은 노인이 찾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식사를 제공키로 했지만 노인들은 일찌감치 이 곳을 찾았다. 노인들은 갈비탕은 물론, 수육과 과일, 각종 부침 음식까지 거나하게 차려진 상에 둘러 앉아 ‘음식 삼매경’에 빠졌다.

이화순(81ㆍ판암2동) 할머니는 “음식에서 고기 노린내가 하나도 나지 않고, 정말 맛있어서 정신 없이 먹었다”며 “입가심으로 맛난 음료수까지 마셨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지역의 봉사단체 회원들도 일손을 도왔다. 대청동복지만두레와 곰두리자원봉사연합, 창성교회, 판암2동 통장회의 등 소속인 자원봉사 주부들은 밀려드는 노인들의 시중을 드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음식을 가져다 주고, 상을 치우고, 다시 상을 차리며 허리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했지만 환한 미소로 노인들을 맞았다. 곰두리연합 이승찬(39ㆍ여)씨는 “어르신들이 맛있는 음식을 실컷 드시고, 친구분들과 수다도 떠시는 모습을 보니 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강정구(오른쪽에서 네번째) 대전화이트라이온스클럽 회장이 14일 '효도 갈비탕' 봉사장을 찾은 박성효(세번째) 전 대전시장과 백상기(다섯번째) 국제라이온스클럽 356-B지구 총재 등과 기념촬영 했다./2016-03-14(한국일보)
강정구(오른쪽에서 네번째) 대전화이트라이온스클럽 회장이 14일 '효도 갈비탕' 봉사장을 찾은 박성효(세번째) 전 대전시장과 백상기(다섯번째) 국제라이온스클럽 356-B지구 총재 등과 기념촬영 했다./2016-03-14(한국일보)

이날 봉사 현장에는 박성효 전 시장과 황인호 대전시의회 부의장, 백상기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지구 총재 등도 찾아 화이트클럽 회원들과 나눔을 함께 했다. 화이트클럽은 음식 외에도 공연 등 이벤트를 진행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 들어간 비용 2,000만원은 화이트클럽 회원이기도 한 공동어시장 김종대 사장이 아낌 없이 내놨다.

화이트클럽은 결성한 지 반년 밖에 안됐지만 왕성하게 음식봉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3,000포기의 김장을 담아 지역 불우이웃에게 전달했다. 대전 성심원과 옥천 청산원에서 생활하는 원생에게 자장면 등 맛있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줬다. 앞으로도 매달 음식 봉사를 해나갈 참이다. 6월에는 6ㆍ25 참전용사들에게도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감사를 전하기로 했다.

화이트클럽은 최근 국제기네스협회에 ‘세계 유일의 요리사 라이온스 클럽’으로 등재 신청을 했다. 등재 여부는 현장 심사 등을 통해 조만간 결정난다.

강정구 회장은 “어르신들을 위해 며칠 동안 밤을 지새며 애쓴 회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요리사가 만든 진짜 맛있는 요리로 따뜻한 봉사를 꾸준히 실천하자고 회원들과 약속했다”며 “우리가 가진 재능으로 순수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최두선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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