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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50여번 울리는 “카톡 카톡 소리에 미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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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50여번 울리는 “카톡 카톡 소리에 미치겠어요”

입력
2016.03.1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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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읍면동 공무원 업무‘카톡방’ 불만 폭주

업무 효과 높지만 정신적 고통 등 부작용도 심해

전공노 제주본부, 단체 카톡방 폐쇄 요구 등 반발

“카톡, 카톡”. 제주지역 읍ㆍ면ㆍ동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한밤중은 물론 휴일에도 쉼없이 울리는 업무 관련 단체 카톡방의 ‘카톡’ 소리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제주도,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양 행정시와 읍ㆍ면ㆍ동주민센터 클린하우스(쓰레기 분리수거함) 관련 업무담당 공무원들은 최근 개설된 단체 카톡방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업무에는 도움이 되지만 ‘족쇄’처럼 악용되면서 불만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단체 카톡방은 제주지역 내 2,500여곳에 설치된 클린하우스 주변 쓰레기 불법 투기 행위 등에 대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업무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제주도 환경보전국이 개설한 후 제주시 지역 관련 업무 공무원들까지 확대해 운영 중이다. 서귀포시도 제주도가 운영 중인 카톡방이 효과를 거두자 지난 6일 개설했다. 제주도와 제주시 카톡방에는 213명이, 서귀포시는 102명이 각각 가입한 상태다.

문제는 이들 단체 카톡방에 심야시간은 물론 주말에도 쉴새없이 메시지와 사진이 게재될 때마다 울리는 ‘카톡’ 소리로 인해 일선 현장에서 민원을 직접 해결해야 하는 읍ㆍ면ㆍ동주민센터 공무원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는 데 있다.

제주지역 읍면동주민센터 클린하우스 업무 담당 공무원들이 단체 카톡방 운영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사진은 클린하우스 관리 업무 관련 카톡방 내용. 전공노 제주본부 제공.
제주지역 읍면동주민센터 클린하우스 업무 담당 공무원들이 단체 카톡방 운영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사진은 클린하우스 관리 업무 관련 카톡방 내용. 전공노 제주본부 제공.

한 공무원은 “하루에 850여번이나 울리는 ‘카톡’ 소리는 거의 고문 수준으로, 환청까지 들릴 정도”라며 “특히 카톡 소리가 울릴 때마다 담당구역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카톡을 꺼 놓거나, 카톡방에서 나갈 수도 없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또한 제주도와 행정시 고위직 간부공무원들도 단톡방에 가입해 민원 처리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읍ㆍ면ㆍ동간에 경쟁을 부추기거나 과도한 업무를 강요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에서는 클린하우스 카톡방 외에도 재난 업무 관련 재난 카톡방, 공원 화장실 관리 업무 관련 화장실 카톡방 등 업무와 관련된 단체 카톡방들도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가 무분별하게 운영되고 있는 단체 카톡방을 통한 업무지시와 보고방식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문상 전공노 제주본부장은 “클린하우스를 정비하는 일상적 업무가 ‘카톡방’을 통해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정보 공유라는 본래의 목적은 사라지고, 보여주기식의 소모적 전시행정의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비정상적인 클린하우스 카톡방을 당장 폐쇄하는 등 무분별하게 운영되고 단체 카톡방을 일제히 점검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단체 카톡방 운영 후 클리하우스 주변이 깨끗해지고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 전공노와 협의는 하겠지만 카톡방 운영은 지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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