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표적인 표현주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 5점이 지난해 6월 도난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모두 합쳐 추정가만 3,000만 유로(약 397억원)에 달하는 그림들이다.
13일(현지시간) 영 일간 가디언은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 보도를 인용해 베이컨의 지인이 소장했던 그림들이 마드리드에서 도난당했다고 전했다. 사라진 작품은 인물화와 풍경화들로 알려졌으며, 정확히 어떤 작품이 사라졌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현지 경찰은 전문 절도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엘 파이스는 “범인들은 집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경보장치를 무력화하고 미술품을 훔쳐가는 치밀함을 보였다”라며 “현장에는 추적할 단서가 전혀 남아있지 않아 절도범의 행방은 수개월째 묘연한 상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절도범들이 베이컨의 작품을 팔아 실제 현금화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외신들은 수사당국이 미술품 절도 전문수사 인력을 동원해 사건을 조사해온 만큼 만일 시장에 작품이 나왔다면 행방을 찾지 못했을 리가 없다고 전했다. 한 현대미술 전문가는 “베이컨과 같은 거장의 작품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절도범이 쉽게 시장에 처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아일랜드 더블린 태생으로 1992년 사망하기까지 원초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인 회화 기법들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13년에는 절친한 동료 화가를 화폭에 담은 1969년 작품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 가지 연구’가 약 1,528억원에 낙찰돼, 당시 미술품 경매 최고액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원준 인턴기자(고려대 정치외교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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