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석영의 산문집 ‘밥도둑’이 출간 사흘 만에 초판이 매진됐다. 출판사 교유서가는 “2일 출간된 초판 5,000부가 다 팔리고 2쇄 2,000부도 매진됐다”며 “현재 4쇄를 인쇄 중”이라고 밝혔다.
‘밥도둑’은 2001년 출간된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의 개정판이다. 작가가 걸어온 길에서 음식을 나눠 먹으며 함께 울고 웃던 곡절 많은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풀어낸 음식 회고록이다. 전쟁을 피해 괭매이(경기도 광명)의 한 외양간에서 한철을 보내던 어린 시절에 옆집 소녀가 쥐여줬던 누룽지 맛, 군대 시절 닭서리를 해서 철모에 삶아 먹었던 일, 80년대 북한 방문 당시 맛본 노티(평안도 향토 음식) 이야기 등 34편의 산문을 모았다.
책의 인기는 불황이 극심한 도서 시장에서 유명 작가의 검증된 콘텐츠에 몰리는 현상을 대변한다. 최근 이해인 수녀의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가 40년만에 다시 나왔고, 신영복 교수의 ‘처음처럼’도 개정판이 출간됐다.
작가는 초판 인세 전액을 결식 아동을 돕는 데 기부할 예정이다. 출판사도 책 한 권이 판매될 때마다 결식 아동에게 밥 한 그릇을 기부하기로 했다. 기부는 국제구호개발 비영리단체인 굿네이버스를 통해 이뤄진다. 출판사 측은 “기부를 초판에 한정하기로 했다가 책이 너무 빨리 팔리 버려 당분간 기부를 더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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