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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교향곡 7번 시작으로 서울시향과 전곡 연주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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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교향곡 7번 시작으로 서울시향과 전곡 연주했으면”

입력
2016.03.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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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시향을 지휘하는 엘리아후 인발은 "작곡가 의도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며 "총보를 볼 때는 말러랑 대화를 하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공연 중에서도 말러가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 온다"고 말했다. 서울시향 제공
18일 서울시향을 지휘하는 엘리아후 인발은 "작곡가 의도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며 "총보를 볼 때는 말러랑 대화를 하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공연 중에서도 말러가 나에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 온다"고 말했다. 서울시향 제공

지난 해 8월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백발(사실은 몇 가닥 남지 않은) 노신사의 지휘봉이 허공을 젓자 묵직한 팀파니의 연타를 발판 삼아 현악기 질주가 시작된다. 1악장 도입부만으로 객석의 탄성을 이끌어낸 거장은 이스라엘 출신의 엘리아후 인발(80).

몬테카를로 필하모닉, 체코필하모닉 등 해외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한국을 찾았던 그는 재작년(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과 작년(브람스 교향곡 1번) 연이어 서울시향을 객원 지휘했고, 시향이 해외 거장과 협연에서 유독 놀라운 기량을 선사한다는 세간의 심증을 입증했다.

그가 18일 자신의 특장인 말러 교향곡을 들고 다시 서울시향과 만난다. 말러 교향곡 중에서 변화무쌍한 진행으로 연주하기 가장 까다로운 7번이다. 11일 서울 남산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말러 작품을 처음 지휘한 순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인상으로 남아 있다. 마치 내가 쓴 것 같은 혹은 날 위해 쓴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1970년대부터 말러 사이클(교향곡 전곡연주)을 완주하고 두 차례 내한공연에서 말러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던 인발은 명실상부한 말러 스페셜리스트다.

그는 서울시향과의 연주에 대해 “소리가 훌륭하다”며 “연이은 공연으로 시향만의 색깔과 분위기를 발견하고 내 해석대로 조율하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연주자에게 악기가 있다면 저에게는 오케스트라라는 악기가 있어요. 모든 오케스트라가 각자의 스타일을 갖고 있지만 지휘자의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음색 스타일이 다르죠. 시향은 제 리드에 무척 열성적으로 따라줬습니다.”

특히 재작년 무대를 만족스런 연주로 꼽으며 “서울시향과는 사랑, 행복, 창조의 신비한 느낌 같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음악으로 만들어 내는 게 가능하다고 느꼈다”고도 말했다. 평균 2, 3일 연습 후 무대에 서는 것과 달리 이번 연주에서 시향은 공연 당일 리허설을 포함해 꼬박 5일 연습하고 무대에 선다. 다른 지휘자에 비해 연습량을 많이 요구하느냐는 질문에 “평균적인 연습량이라는 게 뭐냐”고 되물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곡은 기술적으로 까다로워 연습이 필요해요. 원래 하루를 더 요구했는데, 오전 오후 전부 연습이 잡혀서 줄였어요. 시향은 연주 잘하니까.”

18일 서울시향을 지휘하는 엘리아후 인발. 서울시향 제공
18일 서울시향을 지휘하는 엘리아후 인발. 서울시향 제공

인발은 전설로 남은 위대한 지휘자들이 즐비했던 20세기와 현 세대의 가교 역할을 하는 지휘자다. 당대 최고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의 추천으로 파리음악원에서 지휘를 공부한 후, 카라얀의 라이벌이었던 세르주 첼리비다케를 사사했다.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이탈리아 라 페니체극장 오케스트라, 도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을 이끌었다.

“위대한 예술가들은 다가올 미래를 앞서 감지하곤 하는데, 말러가 꼭 그래요. 교향곡 발표 당시에는 ‘너무 과하다’는 평가를 들었는데 양차대전을 거친 후 그 과한 소리에 모두들 매료됐죠. 7번을 시작으로 말러 교향곡 전곡을 시향과 함께 연주했으면 좋겠네요.” 1588-1210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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