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부 코트디부아르의 해변 휴양지에서 13일(현지시간)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이 유럽 관광객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벌여 최소 16명이 사망했다.
APㆍAF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총격은 코트디부아르의 경제 수도 아비장에서 동쪽으로 40㎞ 떨어진 그랑바상의 해변과 인근 대형 호텔(레투알 두 수드 등) 3곳에서 발생했다.
한 목격자는 “중무장을 한 복면 괴한들이 호텔 투숙객들에게 총을 쐈다”며 “당시 호텔은 더위를 피하기 위한 외국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괴한 중 한 명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아랍어)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사건 직후 현장을 찾은 알라산 우아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인명 피해가 크다”며 “테러범들이 민간인 14명과 특수부대원 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6명의 테러범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그랑바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도시로, 서양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사상자 중 몇 명의 외국인이 포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프랑스 정부는 자국인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미국 국무부는 자국민의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건 후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가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테러감시단체 SITE에 따르면 AQIM은 이날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3명의 영웅이 리조트를 습격했다”고 주장했다.
AQIM은 최근 서아프리카 각국의 고급 호텔 등에서 외국인을 겨냥한 테러를 일삼고 있다. 지난 1월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의 고급 호텔과 카페에서 총격과 인질극을 벌여 30명을 살해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말리 수도 바마코의 고급 호텔 인질극으로 20명을 숨지게 했다.
두 사건 이후 코트디부아르는 유력한 다음 테러 장소로 꼽혀왔다. AQIM 전문가인 레민 울드 M. 살렘은 AP에 “아프리카 내 ‘프랑스의 창’을 대표하는 코트디부아르의 아비장과 세네갈의 다카르가 테러단체의 다음 목표가 될 것이라고 늘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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