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경쟁 탈락
하나금융 사내이사 추가선임
차기 회장 경쟁구도 형성
이달 말 주주총회를 앞둔 주요 금융회사들의 수뇌부에 변화가 예고되면서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사내이사 선정으로 새로운 권력관계가 형성되면서 후계 구도와 연관된 해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예고된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CEO들의 교체는 내년 3월 한동우 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와 맞물려 후계 구도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신한금융은 14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등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CEO 7명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이미 이 사장에게는 교체를 통보했다고 한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이 사장이 조용병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등과 함께 한 회장의 뒤를 이을 후보로 꼽혀 왔다는 점에서 퇴임 통보가 예사롭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전ㆍ현직 계열사 CEO들이 지주 회장 후보 자격을 갖는데 이 사장도 당연히 후보 중 하나”라는 것이 신한금융의 공식 입장이지만, 경쟁 구도에서 ‘현직 프리미엄’은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이 사장 외에도 황영섭 신한캐피탈 사장 등 2~3명의 계열사 CEO가 교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사내이사를 추가로 선임하면서 장기적으로 후계 구도가 윤곽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앞서 2일 하나금융은 김병호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지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하나금융은 2014년 4월부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1인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해왔다. 1인 체제를 깨고 사내이사직을 꿰찼다는 점만으로 김 부회장과 함 행장이 차기 하나금융 회장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회장의 임기가 2년이나 남은 데다 추가 연임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황에서 차기를 논할 시기가 아니며, 단지 지배구조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반면 KB금융지주는 김옥찬 지주 사장의 사내이사 등기가 무산되면서 뒷말이 나온다. KB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진 개편을 하지 않기로 했는데, 윤종규 회장과 이홍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 지주 내 2명 등기이사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김 사장이 이 부행장보다 지주 내 서열은 높지만 이사회 참석 자격과 중요 결정 권한은 얻지 못한 것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윤 회장 연임 구도가 만들어진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지만, KB금융 관계자는 “현재는 지배구조가 안정돼 있어 이번 주총에서는 그대로 가기로 한 것이며 내년 주총에서 김 시장의 시내이사 등기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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