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의 최상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아우디 Q7’이 11년 만에 2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국내에 출시됐다. 제원표 상 성능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SUV를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적응식 에어 충격흡수장치(서스펜션)에 4륜 조향 기능, 전방 자동주차, 음성인식 등 최신 기술이 망라됐는데도 무게는 전보다 325㎏이나 줄었다.
적응식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된 뉴 Q7 45 TDI 모델을 지난 7일 인천 영종도의 비포장길에서 시승했다. 가까이서 본 뉴 Q7은 이전의 둥글둥글한 느낌에서 직선 위주의 각진 디자인으로 바뀌며 보다 남성적으로 변했다.
시동을 걸고 운전 모드를 ‘리프트’(Lift)에 맞추자 차체가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화면에는 눈금으로 서스펜션의 높이가 표시됐다. 차체가 최대 60㎜나 높아지니 20도 경사로나 기울어진 길 사면로 등을 손쉽게 통과했다.
인위적으로 설치한 ‘범핑 코스’에서는 바퀴 한 개가 완전히 지면에서 떨어진 상태에서도 나머지 바퀴 3개가 차체를 앞으로 쭉 밀고 나갔다. 허공에 뜬 바퀴는 멈추고, 나머지 바퀴들에게 구동력을 집중하는 기계식 4륜 구동(콰트로 시스템)의 힘이다.
포장 도로에서 운전 모드를 ‘자동’으로 전환하자 전후 서스펜션이 교대로 꿈틀거리며 차체가 아래로 쑥쑥 내려갔다. 상승보다는 하강 때 서스펜션이 움직인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도로에서는 주행 속도가 시속 100㎞에 육박하자 서스펜션이 자동으로 30㎜ 낮아지며 공기 저항을 줄였다.
저속에서 뒷바퀴가 앞바퀴의 반대 방향으로 5도까지 돌아가는 4륜 조향 기능은 좁은 공간에서 큰 차체를 가누기에 용이했다. 4륜 조향 덕에 Q7 회전반경은 체구가 비슷한 BMW X5(12.7m)보다 짧은 11.4m다.
실내는 7인승답게 2열 공간이 널찍했지만 고급 SUV인데도 불구하고 2열 시트는 전동식이 아닌 수동식이었다. 새로 설치했다는 납작한 사각 형태 기어 손잡이도 익숙지 않아 불편했다.
뉴 Q7 가격은 8,580만~1억1,230만원이다. 웬만한 직장인들에게는 많이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다른 SUV들과 Q7을 차별화하는 적응식 에어 서스펜션은 35 TDI에는 적용이 안되고, 1억원이 넘는 45 TDI 모델에만 넣을 수 있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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