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통장’으로 알려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14일부터 은행ㆍ증권ㆍ보험사 등 33개 금융사를 통해 일제히 판매된다. ISA를 만능통장이라고 하는 건 예탁자산의 운용을 예금과 증권 등 계좌 별로 제한한 기존 상품과 달리, ISA는 한 계좌의 예탁자산을 예ㆍ적금은 물론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ISA는 연간 투자한도 2,000만원에 대해 파격적 세제혜택도 있어 고객들에겐 매력적 투자상품이 될 만하다. 아울러 서비스와 자산운용 경쟁을 촉진해 금융산업 발전에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정부가 ISA를 도입한 취지는 저금리 상황에서 여유자금의 적극적 운용을 도와 가계의 자산형성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예ㆍ적금 계좌 등에서 잠자는 개인 여윳돈을 금융사가 책임 지고 주식이나 채권, 또는 기타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내도록 하고, 세제혜택까지 주어 더 많은 자산소득을 얻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목적은 금융시장 활성화다. ISA는 증시 밖에서 머물고 있는 막대한 개인 여윳돈을 증시 등에 끌어들임으로써 투자금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2013년 도입한 유사상품인 니사(NISAㆍ소액투자비과세제도)도 증시의 새로운 자금공급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도입 1년 반 만인 지난해 6월까지 니사 계좌에 들어온 자금은 약 5조2,000억 엔에 달했다. 도입 초기 약 1조 엔에 비해 5배나 성장, 4조2,000억 엔이 추가로 금융투자시장에 유입됨으로써 니케이지수 상승을 견인한 셈이다.
국내에서도 ISA 도입에 따른 증시 활성화 기대가 크다. 업계에선 ISA 도입 초기 예탁금 규모를 12~14조원으로 본다. 그리고 일본만큼 성장하면 향후 2년 내에 50조원 이상의 개인자금이 새로 금융투자시장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난다. 그렇게 되면 주가가 오르고 가계 투자소득도 늘고, 금융사의 수수료 수익도 올라 경제 전반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수 있다.
문제는 ISA 구조 상 고객과 금융사 간 수익구조가 달라 고객이 뜻밖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사로서는 손익과 관계없이 더 많은 자금을 운용하면 할수록 수수료 수입이 많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되도록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고객들과의 이해상충이 빚어질 소지가 있다.금융사 사이에 ISA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격화하며 벌써부터 불완전판매 우려가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금융당국은 이런 점을 감안해 ISA의 자산운용을 면밀히 감독, ISA가 금융사의 배만 불리지 않도록 추가적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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