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는 전례 없이 강하다. 우리 기사들은 모두 경악했고 나는 지금 좀 위축됐다.”
중국 내 바둑 최고수이자 세계 랭킹 1위인 커제(柯潔ㆍ18) 9단이 1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의 세 차례 대국을 지켜본 소감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대국 첫 날인 9일만 해도 “알파고가 이세돌은 이겨도 나는 이길 수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던 커제는 이9단이 3연패 하자 “이전까지 자신감이 아주 컸는데 지금은 좀 위축됐다. 그러나 여전히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알파고의 실력에 주위의 기사들이 매우 경악했다는 현지 분위기도 전했다.
커제 9단은 이9단과 알파고의 세 번째 대국이 끝난 직후 “같은 조건이면 나도 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알파고의 약점으로 ‘포석’을 지적하며 “알파고는 포석 측면이 약간 부족한데 그것도 아주 미세한 정도여서 내가 전략을 짠다면 아마도 포석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커제는 이9단의 대국에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지만 그가 이번 대국의 패배로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기를 바랐다. “다소 실망스러운 점은 있다. 적어도 4대 1이나 3대 2로는 이길 걸로 생각했는데 3번의 대국 동안 특별히 저항도 못 해보고 지고 말았다. 그래도 그가 경기의 결과와 진행과정 모두를 즐기기를 바란다. 이번 패배로 인해 나쁜 영향을 받지 않기를 희망한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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