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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반등하자 국내 판매가 ‘번개 인상’… 소비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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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반등하자 국내 판매가 ‘번개 인상’… 소비자 분통

입력
2016.03.1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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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油 한달 만에 40% 올라

“하락 땐 찔끔 반영하더니…”

정유업계 “세금 비중 높기 때문” 해명

올해 들어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졌던 국제 유가가 이달 들어 40달러까지 육박하며 반등 기미를 보이자 국내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도 5개월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소비자들은 국제유가가 폭락할 당시에는 하락폭만큼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지 않다가 유가 상승 국면이 되면 기름값이 신속하게 오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3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6일 리터당 1,339.69원으로 저점을 찍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5일 연속 상승, 11일 1,342.60원까지 올랐다. 이는 국내에 수입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이달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1일 배럴당 26.08달러까지 떨어졌던 두바이유는 이달 10일 36.25달러로 올라 약 40% 가량 급등했다.

소비자들은 불만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던 2011년~2014년8월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850~2,050원대에 형성됐던 점을 감안하면, 원유가격이 30달러 밑으로 떨어진 지난달에는 휘발유 가격도 고점 대비 30% 수준으로 떨어져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국내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351원대였다.

그러나 정유업계는 세금 비중이 높아 기름값이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국제 유가가 국내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기까진 2~3주의 시차도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난달 휘발유 가격을 보면, 휘발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국제 휘발유 시장 가격 321.06원에 세금 891.40원이 더해진다. 세금 내역은 유류세(교통세+교육세+지방주행세) 745.89원과 수입부과금 16원, 관세 6.63원, 부가세 122.88원 등이다. 여기에 정유사의 유통 마진 23.38원, 주유소의 유통 마진 115.81원이 더해져 소비자는 1,351원에 휘발유를 구입하게 된다. 현재의 세금이 유지되면 정유사와 주유소가 마진을 포기하고, 원유가격이 0원으로 떨어져도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890원 밑으로 떨어질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소비자들이 저유가의 체감 혜택을 제대로 보지 못한 반면 지난해 정유 4사는 영업이익이 5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SK이노베이션이 1조9,800억원, GS칼텍스가 1조3,000억원, 에쓰오일이 8,700억원, 현대오일뱅크가 6,2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고, 배당 잔치를 벌여 눈총을 받기도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예년엔 유가가 하락하면 보통 정유사들의 실적이 나빴지만, 지난해에는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만들어 되팔 때 발생하는 정제마진이 높게 형성돼 흑자가 났다”며 “성과급은 2014년 실적이 악화됐을 때 지급하지 못했던 것을 보전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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