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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아버지 살해 후 암매장한 아들과 생후 3개월 아기 학대해 숨지기 한 20대 부모 쇠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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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아버지 살해 후 암매장한 아들과 생후 3개월 아기 학대해 숨지기 한 20대 부모 쇠고랑

입력
2016.03.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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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암매장 도운 어머니도 체포…집안 곳곳서 혈흔 반응

딸 떨어뜨린 행위 고의성 조사…다음주 현장검증

아버지 A(23 왼쪽)씨와 어머니 B(23)씨가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2일 오후 경기 부천시 오정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부천=연합뉴스
아버지 A(23 왼쪽)씨와 어머니 B(23)씨가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2일 오후 경기 부천시 오정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부천=연합뉴스

시각장애인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함께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3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13일 존속살해와 사체유기 혐의로 아들 이모(37)씨와 어머니 조모(60)씨를 긴급 체포했다.

아들 이씨는 지난 1월13일 오후6시 시흥시에 위치한 아버지 집에서 술에 취해 자신을 “쓰레기”라고 욕한 아버지(61ㆍ시각장애 1급)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시신을 이불과 비닐에 싸 13일간 집에 방치하다가 같은 달 26일 오전2시 어머니 조씨와 시신을 옮겨 시흥시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아들과 함께 남편시신을 유기한 조씨는 유기 당일 오후 112에 전화해 남편에 대한 허위 미귀가 신고를 해 범행 은폐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귀가 신고를 접한 경찰은 주변을 탐문하던 중 남편 지인들로부터 “최근 10년간 여행을 다닌 적이 없다”는 증언을 토대로 수사를 확대했다.

수사를 확대한 경찰은 1월26일 새벽 조씨 집 근처에 승용차 1대가 왔다갔다하는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보했다. 살인범행 후 시신유기를 위해 차량이 사용됐을 가능성에 주목한 경찰은 12일 조씨 집 내부를 압수 수색해 안방 문틈, 과도 등에서 혈흔반응을 찾아냈다.

경찰은 이날 조씨를 긴급체포하고, 아들 이씨도 13일 부천의 한 만화방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이씨가 “아버지를 한차례 밀었는데 벽에 머리를 부딪쳐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집안 내부 곳곳에서 혈흔반응이 나온 점으로 보아 몸싸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숨진 아버지 이씨 시신을 찾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아들 이씨와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태어난 지 3개월도 안 된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동갑내기 부부는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이준민 판사는 12일 아버지 A(23)씨와 어머니 B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후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아버지는 폭행치사 및 유기 혐의, 어머니는 유기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A씨는 9일 오전2시 부천시 오정구 자택에서 약 생후 3개월인 딸을 아기침대에서 들어올리다 바닥에 떨어뜨린 뒤 10시간 넘게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그는 딸이 입에서 피를 흘리며 울자 젖병을 입에 물려놓고 배를 눌러 억지로 잠을 재웠다.

딸은 같은 날 오후 1시 30분께 잠에서 깬 부모에게 발견됐을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다.

아버지는 경찰에서 “새벽 퇴근 후 집에서 잠을 자야 하는데 딸이 울어 짜증이 나 때렸다”며 폭행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원치 않던 출산으로 딸에 애정이 많지 않았다”는 부부의 진술을 토대로 아버지가 고의로 딸을 바닥에 떨어뜨려 살해하려 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다음 주중 부부를 상대로 현장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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