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tvN 금토극 '시그널'이 8주간의 대장정을 끝냈다. 지난 12일 방송된 마지막회는 평균 시청률 13.4%, 최고시청률 15%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시그널'이 지상파를 넘어선 화제성과 인기를 끈 이유는 뭘까. 드라마에 숨은 tvN 흥행공식을 찾아봤다.
■ 안방 컴백한 톱배우
김혜수, 전도연, 고현정, 신하균, 유준상…. tvN의 초강수다. '탄탄한' 자본을 바탕으로 '빵빵한' 배우 라인업을 구축했다. 드라마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톱배우들이 tvN으로 모였다. '시그널'에는 김혜수, 조진웅이 있었다. 이들은 수식어가 필요 없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을 이끌었다. 김혜수는 '나이까지 연기하는 배우', 조진웅은 '섹시한 40대'라는 수식어를 각각 달았다. 이들에 이어 신하균은 유준상과 월화극 '피리 부는 사나이'에 출연 중이다. 고현정은 노희경 작가의 '디어 마이 프렌즈'로, 전도연은 유지태와'굿와이프'로 tvN 채널을 통해 속속 컴백한다.
■ 몰입도 높은 시간여행
tvN은 유독 타임워프(시간여행)과 잘 맞는다. 대표적인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인현황후의 남자' '나인' 등 시공간을 초월한 배경의 드라마들이 다수 성공했다. '시그널'은 무전기를 매개로 연결된 과거와 현재의 형사들이 함께 미제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조진웅조차 "이게 말이 되느냐"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것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은희 작가는 극복했다. 진짜인 것처럼 상황을 만들어내는 놀라운 필력으로 몰입도를 선사했다.
▲ '시그널' 9회, '비닐봉지을 쓴 김혜수를 1인칭 시점으로 보여주고 있다.
■ 믿고 보는 연출력
'웰메이드'라는 호평은 전적으로 감독들의 능력에 달렸다. 똑똑해진 대중은 연출에 따라 배우들의 연기가 살고 죽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인기 고공행진을 치다가 연출 논란으로 용두사미의 혹평을 받은 '치즈인더트랩'이 단적인 예다. '시그널'의 김원석 감독은 이미 '미생'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스타 PD다. 하지만 장르물은 처음이라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현실적으로 접근했고 극중 인물이 받는 고통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게 했다. 특히 김혜수가 검은 비닐봉투에 갇힌 상황을 1인칭 시점으로 돌린 장면은 믿고 보는 연출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 tvN의 든든한 지원
"해외 포상휴가 갑니다." 다수의 제작진과 배우들이 tvN과 일하고 싶은 이유다. tvN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응답하라 1994'는 사이판으로, '미생'과 '오 나의 귀신님'은 세부로 포상휴가를 떠났다. '시그널'은 '막돼먹은 영애씨', '두 번째 스무살', '응답하라 1988', '치인트'가 떠났던 태국 푸껫에서 여유로운 한 때를 즐겼다. tvN의 전폭적인 지원은 이게 끝이 아니다. 지난 12일 '시그널' 종방연 현장에서 극중 자주 등장한 일명 '조진웅 시계'(갤러리어클락 독파이트) 120여 개를 돌리면서 스태프와 배우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사진=tvN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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