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에서 이번엔 공천관리위가 발표하기도 전에 대구의 친박 조원진 의원이 경선 일정 확정 사실을 알리는 문자를 뿌려 논란이 일고 있다. 조 의원 측은 경선 여론조사 대비 차원에서 날짜를 가늠해 보낸 것뿐으로 해프닝성 사건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구는 4ㆍ13 총선 공천에서 초미의 관심 지역으로 공관위도 발표를 뒤로 미루고 있는 곳이라 지역구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13일 대구 정가는 조 의원이 보낸 문자로 어수선했다. 대구 달서병 재선인 조 의원은 친박 핵심이자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다. 달서병에는 조 의원을 비롯해 남호균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이철우 변호사, 김석준 전 의원이 출사표를 내고 공천 경쟁 중이다.
조 의원이 발신인으로 돼있는 문자에는 “(3월) 16, 17일 경선이 결정됐다. 지인들께 많이 전달해서 여론조사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홍보요령’이 적시돼있다. ‘1.16일(수)~17일(목) 경선 여론조사 2.100% 핸드폰으로 3.053, 02로 시작하는 번호로 조사 4.새누리 지지자 5.오전 10시부터 조사 6.여론조사 적극 참여’ 등이다.
문제는 공관위가 이 지역 경선 실시 여부는 물론 경선 일정도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신을 ‘대구시민’으로 밝힌 익명의 제보자는 “12일 오후 조 의원이 이런 문자를 보내왔다”며 “대구는 공천 발표도 안 났는데 조 의원은 어떻게 아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비슷한 취지의 공지는 조 의원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커뮤니티인 ‘네이버 밴드’에도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달서병의 한 예비후보는 “조 의원만 미리 경선 일정을 전해 들었다면 공천이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 의원 측은 사전에 경선 일정을 들은 것이 아니라, 경선 여론조사 대비 차원에서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 의원 측 관계자는 “예비후보 등록일(24, 25일)을 기준으로 역산해보면 경선 여론조사가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날짜가 나오지 않느냐”며 “대비 차원에서 핵심 지지자 100여명에게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 관계자는 “공식 발표 이후 통보가 가기 때문에 현역 의원이든 예비후보든 공천 신청자가 경선 여부나 일정을 미리 알 수는 없다”며 “대구 역시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앞서 새누리당은 ‘살생부 의혹’, ‘내부 여론조사 유출’, ‘친박 실세 윤상현 의원의 막말 녹취록 파문’, ‘이한구 공관위원장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회동설’ 등 청와대와 친박계의 공천 개입 의혹이 잇따라 터져 파문이 인 바 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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