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홍성지 9단
흑 이동훈 5단
<장면 6> 흑이 괴로운 상황이다. 하변 백집이 워낙 커서 흑이 역전을 꾀하려면 우변에서 꽤 큰 집을 지어야 하는데 여기저기 곤마가 많아서 미처 그쪽을 둘 시간이 없다. 이동훈이 1, 3을 선수해서 먼저 아래쪽 흑 대마의 안전을 확인한 다음, 다시 위쪽으로 손을 돌려 5로 중앙 흑돌을 보강했다.
홍성지도 6, 8로 중앙 백돌을 지켰다. 이대로 가면 백의 승리가 거의 확정적이다. 지금 흑이 A로 연결하는 정도로는 도저히 역전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이동훈이 9부터 13까지 반발했지만 대신 12, 14로 상변 흑돌이 잡혀서 오히려 실리 손해를 봤다.
이동훈이 중앙 흑 대마를 방치한 채 15, 17로 우변을 지킨 게 마지막 승부수다. 그러자 홍성지가 18로 차단, 중앙 흑 대마 전체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참고도>가 이후의 실전 진행인데 이동훈이 1부터 9까지 최강으로 버텼지만 홍성지가 10, 12를 선수한 다음 14로 가만히 밀고 나가서 그만이다. 이동훈이 더 버티지 못하고 돌을 거뒀다. 136수 끝, 백 불계승. 해군 상병 홍성지가 전기 준우승자 이동훈을 가볍게 제치고 8강에 합류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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