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3연승을 거두자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도 놀라고 할 말을 잊었다”며 “알파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알고 싶었다”고 밝혔다.
허사비스는 이날 제3국 후 기자 간담회에서 “이세돌 9단과의 3차례 대국은 알파고의 한계를 시험한 자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알파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이번 경기의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즉 매 경기는 수 시간이 지난 후반부쯤 대략 승부를 알 수 있지만 알파고가 자율 학습으로 얼마나 실력을 키웠는지는 학습 알고리즘을 짠 개발자로서도 파악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하사비스는 “알파고는 초당 수만번의 수를 계산하지만 이세돌 9단은 순전히 사고의 힘으로 경기를 펼쳤다”며 “이세돌 9단의 순수한 천재성에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알파고는 매 경기에서 돌을 놓을 때마다 실시간으로 승부를 예측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가 막바지로 갈수록 수를 놓는 경우의 수가 줄어 결과 예측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하사비스는 구글이 알파고의 컴퓨터 하드웨어를 대거 강화해 대국을 유리하게 이끌었다는 국내 일각의 불공정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작년 10월 판후이전 때와 비슷한 컴퓨팅 파워(계산력)를 썼다. 기계를 더 늘리면 오히려 탐색의 성과가 더 줄어든다”고 반박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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