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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몰린 ‘독불장군’ 이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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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몰린 ‘독불장군’ 이한구

입력
2016.03.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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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 공천관리 위원장이 8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면접대기 중이던 후보자들 앞에서 공천방침을 밝히면서 손가락으로 X자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이한구 공천관리 위원장이 8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면접대기 중이던 후보자들 앞에서 공천방침을 밝히면서 손가락으로 X자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회의 시간 돌연 연기, 취소 일쑤

최고위 가선 “다신 안 오겠다” 엄포

靑수석과 비밀회동 보도에 되레 역정

독선적 리더십에 당내 불만 폭발

하루 만에 봉합이 되긴 했지만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인 황진하 사무총장과 공천위원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독선적 회의 운영과 진행을 문제 삼으며 회의에 불참하면서 이 위원장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 위원장은 11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나더러) 독선적이라고 하는데 다른 위원들에게 물어보라”고 일축했다.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두 사람의 비판을 정치 공세로 치부한 것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친박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위원장 자리에 앉은 그가 친박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듯한 거침 없는 언행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공관위의 파행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평가가 많다.

그는 지난달 4일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현역 물갈이론을 내세우며 김무성 대표가 공들여온 상향식 공천제를 무력화시켰다. 지난 16일에는 공관위 회의 중 당사 기자실로 내려와 “광역시도별로 최소 1곳, 최대 3곳을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겠다”고 밝혀 당을 발칵 뒤집어놓기도 했다. 공관위 내부에선 이 위원장이 미의결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반발했고, 이 위원장은 다음날 결국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의 ‘마이웨이’는 그 뒤로도 계속됐다. 회의 개최 시간이 미뤄지거나 돌연 중단되고 아예 취소되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 공관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앞으로 열흘 안에는 중요한 발표는 없을 것”(1일)이라고 했던 이 위원장은 사전 여론조사 결과가 대량 유출된 4일 친박계 3선 김태환 의원을 컷오프하는 1차 공천 결과를 전격 발표했다. 당내에선 “공관위 책임을 희석시키기 위한 물타기”라는 반응이 나왔다. 공천 쪽 일을 하고 있는 당 관계자는 “공관위 돌아가는 사정을 들어보면 불만이 적진 않았다”며 “당에서 당일 꼭 필요한 일을 우선순위로 건의해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유독 김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김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도 있다. 1차 공천 명단이 발표된 이후 최고위원회의에 출석해 공관위의 독립성을 거론하면서 “더 이상 여기에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이처럼 공천 칼을 휘두르자 비박계에서는 불만이 누적됐고, 결국 총선을 30여일 남기고 갈등이 폭발했다. 공관위가 경선 지역으로 합의한 김 대표의 지역구 부산 중ㆍ영도구를 임의로 뺀 채 발표한 것이 사달의 시작이었다. 뒤이어 터진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과의 비밀 회동 보도는 결정타였다. 이 위원장은 비밀 회동 진상에 대한 정확한 해명을 내놓기는커녕 “내가 누구를 만났든 그게 왜 문제가 되느냐. 나는 아무나 만나야 한다”고 도리어 역정을 냈다. 이날 저녁 이 위원장이 황 사무총장, 홍 부총장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일단 갈등을 봉합했지만, 당내에선 이 위원장의 독단적 운영 스타일이 쉽게 고쳐지겠냐는 반응이 적지 않다.

서상현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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