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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범주류 인사들 싹둑... 친노 청산으로 이어지나

입력
2016.03.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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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왼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1일 오후 충남 공주시 박수현 의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축사하는 이해찬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왼쪽)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1일 오후 충남 공주시 박수현 의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축사하는 이해찬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병헌ㆍ오영식 공천 배제

공관위의 칼날 정세균계까지

작년 全大 정청래 이어 3,4위

文대표 시절 최고위원 3인 컷오프

친노 이해찬-전해철 공천 여부 촉각

더불어민주당의 전병헌(서울 동작갑) 오영식(강북갑) 두 3선 중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11일 문재인 전 대표는 당초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더불어콘서트 시즌2’에 참석하려 했던 일정을 취소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전날부터 1박2일 동안 강원 지역에서 예비 후보들에 대한 지원 활동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당내에서는 전날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에 이어 문 전 대표 시절 최고위원을 지낸 범주류 최고위원 세 사람이 컷오프(공천배제)된 여파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날까지 세 차례에 걸친 컷오프 발표로 현역 의원 18명이 공천장 받을 기회를 잃었다. 특히 앞선 10명의 컷오프는 문 전 대표 체제에서 만들어진 ‘현역 하위 20% 컷오프’ 룰에 따른 것인 반면 전날과 이날 진행된 7명에 대한 2ㆍ3차 컷오프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체제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김 대표 체제에서 탈락한 정청래 오영식 전병헌 의원은 지난해 2월 문 전 대표가 당 대표에 당선됐던 전당대회에서 각각 2,3,4위에 당선됐다.

이들은 탈당한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 전날 경선 대상에 이름을 올린 유승희 최고위원, 그리고 역시 단수공천을 받은 이종걸 원내대표(당연직) 등이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우는 동안 문 전 대표 체제 유지를 위해 애를 쓴 인물들이다. 때문에 이들 세 사람의 공천 탈락은 각각의 이유를 떠나 문 전 대표에게는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문 대표가 이날 부산 콘서트 참석 일정을 취소한 것도 행사에 참석할 경우 이들의 탈락에 대한 공개 발언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리지 않는 게 좋겠다는 참모들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로서는 예비 후보 풀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 최소한의 컷오프를 통해 경쟁적 있는 후보의 손실을 적게 하면서도 친노 진영의 상징적 인물(정청래), 운동권의 대표 주자(오영식), 당내 최대 계파이자 범주류 진영을 이끌었던 정세균계의 대표 인물(전병헌) 등을 정리하는 ‘다중포석’을 실천한 셈이다. 게다가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최재성 의원, 공천에서 탈락한 강기정 의원까지 감안하면 범주류 인사 중 강경파로 꼽히던 인물 상당수가 다음 국회에서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이제 시선은 친노 진영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해찬(세종) 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 의원 등의 공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날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친노 패권 중의 청산의 의지 실현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다 끝나고서 말을 하는 게 좋겠다”며 아직 다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김 대표 측에서는 이들 두 의원에 대한 경선 여부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이날도 김 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이들 두 사람에 대한 공천 논의 결과를 확정하지 않고 일단 보류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더민주의 최대 약점인 계파 정치의 청산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공천을 받지 못한 인사들을 대신할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지 못할 경우 역풍에 대해서는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두 사람을 대신할 예비후보를 찾지 못할 경우 그대로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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