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갈망하는 마음에 평소 보이지 않던 거리의 잡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서울 세종대로의 한 건물 구석에 자리잡은 망초 잎. 삭막한 도시 틈새에 뿌리를 내리고 겨울을 견뎌낸 모습이 싱그럽고 대견하다. 흔히 하찮은 잡풀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배운다고 말한다. 바람에 날리거나 동물의 배설물, 또는 행인들의 옷자락에 붙어 이동하는 잡풀 씨앗은 아무리 비좁고 척박한 공간이라도 기필코 싹을 틔워 거침없이 살아간다. 아스팔트 갈라진 틈새와 보도블록 사이에서 저마다 고개를 내민 잡풀들. 이제 잎을 무성하게 만들고 꽃을 피우는 문제는 각각의 운명에 달렸다. 봄 햇살 아래 노랗고 하얀 잡풀 꽃 만발한 거리를 꿈꾸어 본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pindropp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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