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홍성지 9단
흑 이동훈 5단



<장면 5> 이세돌이 9일과 10일 벌어진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맞대결에서 두 판을 내리 졌다. 놀라운 일이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최강 인공지능의 기력이 아마 5~6단 정도였는데 알파고는 이미 세계정상급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형세판단과 계산력에서는 거의 ‘신의 경지’에 이른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결이 5판3선승제이므로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모쪼록 이세돌이 12일부터 속개되는 남은 대국에서 선전을 펼쳐 ‘인간의 자존심’과 ‘바둑의 낭만’을 지켜 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흑1, 3이 좋은 수순이다. 백이 당장 <참고1도> 1로 끊는 건 무리다. 흑이 2~6으로 반발하면 백이 견딜 수 없다. 홍성지가 4로 한 발 물러선 게 정수다. 그 틈에 흑이 7로 연결했지만 백은 대신 8로 아래쪽 흑돌을 잡아서 대만족이다.
게다가 흑은 A로 끊기는 약점 때문에 9로 또 지켜야 한다. 그러자 홍성지가 얼른 10, 12로 좌변에 가일수해서 <참고2도>를 예방했다. 백은 이제 걱정거리가 전혀 없다. 반면 흑은 아직도 여기저기 미생마가 널려 있어서 더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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