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계 최고수 이세돌 9단을 두 번 연속 꺾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충격에 이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를 탄생시킨 아버지는 세 명이다. 2010년 영국에서 설립된 딥마인드는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하사비스와 셰인 레그, 무스타파 술래이만 등 세 명이 인공지능을 통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원대한 목표로 창업했다.
이 중 CEO 하사비스는 일찌감치 영국의 천재 소년으로 불렸다. 13세 때 세계 유소년 체스 대회 2위에 올랐고 22세 때 이미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컴퓨터 공학 학사를 마치고 비디오게임 회사인 ‘엘릭서 스튜디오’를 세웠다.
뉴질랜드 출신 레그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보안 등 분야에서 해박하다. 뉴질랜드 와이카토대를 졸업해 오클랜드대에서 자연과학 석사, 스위스 소재 IDSIA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UCL 산하 ‘개츠비 컴퓨테이셔널 신경과학 연구소’ 박사 과정 연구원에 있을 당시인 2010년 하사비스와 뜻을 같이 하기로 했다.
옥스퍼드를 자퇴한 술래이만은 청소년에게 전화 상담을 해주는 비영리기관인 ‘무슬림 청소년 헬프라인’을 설립한 특이 이력 보유자로 현재 딥마인드에서 인공지능 응용 부문 책임자(CPO)로서 인공지능 기술을 구글 제품에 적용시키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냉철한 승부사 알파고로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불거지고 있지만 알파고의 아버지들은 밝은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2014년 딥마인드에 구글이 인수를 제안했을 때 딥마인드 창업자들이 ‘군사적 목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것도 인류를 위해 기술이 쓰여져야 한다는 취지를 지키기 위해서다. 하사비스는 지난 8일 대국 전 기자회견에서 “게임뿐 아니라 의료분야 등 인공지능을 활용해 인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연구 목적을 밝힌 바 있다.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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