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정치적 논란 차단 위해
경제 행사에 주로 집중했지만
진박들 뛰는 동구 북구 등 찾아
“유승민 저격 행보” 해석도 나와
朴 참석한 경북 신청사 개청식엔
현역ㆍ후보 20여명 찾아 ‘눈도장’
박 대통령은 10일 대구에서 5시간 동안 머무르며 동구와 북구, 수성구를 차례로 돌았다. 동구와 북구는 ‘진박’을 자처하는 인사들이 뛰어든 곳이고, 수성구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릴 정도로 상징성이 크지만 새누리당이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 지역이다. 박 대통령에게 총선 승부처라 할 수 있는 지역들을 누빈 것이다.
박 대통령은 대구에서 경제 행보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4ㆍ13 총선을 앞두고 대구의 세 지역이나 방문한 것 자체에 ‘대구가 나를 다시 한 번 도와 달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는 관측 무성하다.
박 대통령이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동구의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였다. 동구는 새누리당 유승민(동을) 의원과 그의 측근인 류성걸(동갑) 의원의 지역구여서‘유승민 저격 행보’라는 해석을 불렀다. 모두 진박으로 분류되는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동갑에,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동을에 도전장을 냈다.
박 대통령은 센터를 돌아보는 내내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았다. 대구 센터가 2014년 9월 전국 17개 센터 중 처음으로 문을 연 뒤 거둔 성과와 계획을 보고 받고 “짧은 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내 고무적”이라고 덕담을 건넨 것이 전부였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북구(갑)의 엑스코(EXCO)에서 열린 국제섬유박람회와 수성구(갑)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진행된 스포츠 문화ㆍ산업 비전보고대회에 참석했다. 북갑은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과 ‘진박’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맞붙은 곳이다. 수성갑은 이한구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섰으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고전하는 지역이다.
박 대통령은 두 행사에서도 “섬유가 정보통신기술(IT)을 만나 완전히 날개를 달았다” “스포츠와 산업ㆍ기술을 연결해 새로운 융복합 문화를 만들겠다” 등 경제 발언만 이어갔다. 청와대는 대구에서 열린 행사에 총선 예비후보들이 참석하는 것을 막아 논란을 차단하려 애썼다.
박 대통령은 이후 경북 안동으로 이동해,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전하는 경상북도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했다. 개청식에는 경상북도가 초청한 대구ㆍ경북의 현역 의원과 예비후보 등 20여 명 참석해 ‘박심(朴心) 도장 찍기’에 나섰다. 최경환 서상기 조원진 등 친박계 의원들은 물론이고 유승민 류성걸 의원 등도 참석했다.
박 대통령의 대구ㆍ경북 방문의 정치적 논란을 차단하려는 청와대의 시도는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이 개청식을 마치고 퇴장하기 직전 행사장 맨 앞줄에 앉은 내빈들과 악수하는 과정에서 정종섭 전 장관과 악수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정 장관은 경북도가 준비한 의전에 따라 전임 행자부 장관 자격으로 내빈석에 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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