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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박’ 출마 지역구 차례로… 무언의 정치적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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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박’ 출마 지역구 차례로… 무언의 정치적 시그널

입력
2016.03.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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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정치적 논란 차단 위해

경제 행사에 주로 집중했지만

진박들 뛰는 동구 북구 등 찾아

“유승민 저격 행보” 해석도 나와

朴 참석한 경북 신청사 개청식엔

현역ㆍ후보 20여명 찾아 ‘눈도장’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상북도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했다 퇴장하면서, 전임 행정자치부 장관 자격으로 내빈석에 앉은 '진박' 정종섭(대구 동갑) 예비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안동=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상북도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했다 퇴장하면서, 전임 행정자치부 장관 자격으로 내빈석에 앉은 '진박' 정종섭(대구 동갑) 예비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안동=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10일 대구에서 5시간 동안 머무르며 동구와 북구, 수성구를 차례로 돌았다. 동구와 북구는 ‘진박’을 자처하는 인사들이 뛰어든 곳이고, 수성구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릴 정도로 상징성이 크지만 새누리당이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 지역이다. 박 대통령에게 총선 승부처라 할 수 있는 지역들을 누빈 것이다.

박 대통령은 대구에서 경제 행보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4ㆍ13 총선을 앞두고 대구의 세 지역이나 방문한 것 자체에 ‘대구가 나를 다시 한 번 도와 달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는 관측 무성하다.

박 대통령이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동구의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였다. 동구는 새누리당 유승민(동을) 의원과 그의 측근인 류성걸(동갑) 의원의 지역구여서‘유승민 저격 행보’라는 해석을 불렀다. 모두 진박으로 분류되는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동갑에,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동을에 도전장을 냈다.

박 대통령은 센터를 돌아보는 내내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았다. 대구 센터가 2014년 9월 전국 17개 센터 중 처음으로 문을 연 뒤 거둔 성과와 계획을 보고 받고 “짧은 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내 고무적”이라고 덕담을 건넨 것이 전부였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북구(갑)의 엑스코(EXCO)에서 열린 국제섬유박람회와 수성구(갑)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진행된 스포츠 문화ㆍ산업 비전보고대회에 참석했다. 북갑은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과 ‘진박’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맞붙은 곳이다. 수성갑은 이한구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섰으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고전하는 지역이다.

박 대통령은 두 행사에서도 “섬유가 정보통신기술(IT)을 만나 완전히 날개를 달았다” “스포츠와 산업ㆍ기술을 연결해 새로운 융복합 문화를 만들겠다” 등 경제 발언만 이어갔다. 청와대는 대구에서 열린 행사에 총선 예비후보들이 참석하는 것을 막아 논란을 차단하려 애썼다.

박 대통령은 이후 경북 안동으로 이동해,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전하는 경상북도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했다. 개청식에는 경상북도가 초청한 대구ㆍ경북의 현역 의원과 예비후보 등 20여 명 참석해 ‘박심(朴心) 도장 찍기’에 나섰다. 최경환 서상기 조원진 등 친박계 의원들은 물론이고 유승민 류성걸 의원 등도 참석했다.

박 대통령의 대구ㆍ경북 방문의 정치적 논란을 차단하려는 청와대의 시도는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이 개청식을 마치고 퇴장하기 직전 행사장 맨 앞줄에 앉은 내빈들과 악수하는 과정에서 정종섭 전 장관과 악수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정 장관은 경북도가 준비한 의전에 따라 전임 행자부 장관 자격으로 내빈석에 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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