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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패배에 얼어붙은 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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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패배에 얼어붙은 대국장

입력
2016.03.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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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정상 바둑 기사인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에 충격의 2연패를 당한 10일 대국 현장에 있던 약 300명의 취재진과 바둑 관계자들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중반까지만 해도 팽팽하게 이어지던 대국이 이세돌 9단의 2연속 패로 마무리 되자, 이들은 마치 자신의 패배인 것처럼 안타까워했고,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두 번째 대국이 시작된 이날 오후 1시쯤만 해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내 대국장은 흥미로운 대결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그러나 이 9단이 제1국이 치러진 전날보다 눈에 띄게 수척한 얼굴로 등장하자 현장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과 취재진도 함께 긴장했다.

대국은 팽팽하게 진행됐다. 이 9단이 전날과 달리 매우 신중하게 경기에 임하면서, 경기를 지켜보던 해설자와 취재진은 평소 이 9단의 스타일과 전혀 다른 대국에 놀라면서 한 수 한 수에 집중했다. 알파고가 기존 바둑기사들의 통념을 완전히 벗어나는 수를 둘 때마다 대국을 지켜보는 이들의 입에서는 크고 작은 탄성이 터졌다.

이세돌 9단이 제한시간 2시간을 다 사용해 초읽기에 몰리고, 중계 화면에 잡힌 이 9단의 표정이 일그러지자 참관인들의 표정도 함께 어두워 졌다. 경기 시간 4시간이 넘어가고 이 9단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대국장에는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 유창혁 9단 역시 “질 것 같다”는 말만 반복할 뿐 해설을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경기가 이 9단의 연패로 끝나자 대국장은 싸늘하게 얼어 붙었다.

대국이 끝나고 30분 뒤 열린 기자회견 분위기도 전날보다 훨씬 무거웠다. 질문하는 기자들과 이 9단 모두 충격을 받은 듯 어두운 표정으로 질문과 답변을 이어갔다. 첫날 만해도 앞다퉈 질문 공세를 벌였던 취재진도 말을 아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 9단이 퇴장할 때 한 쪽에서 돌발적인 외침이 터져 나왔다. “이세돌, 파이팅!”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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