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 울산 모비스와 고양 오리온의 2차전. 양팀 선수들이 리바운드를 따내려고 손을 뻗고 있다. 울산=연합뉴스](http://newsimg.hankookilbo.com/2016/03/10/201603102162378199_1.jpg)
고양 오리온은 화끈한 공격 농구를 추구하는 팀이다. 정규시즌 평균 득점은 81.2점으로 전체 2위다. 반면 울산 모비스는 조직적인 수비 농구로 최소 실점(71.7점)을 기록한 팀이다. 두 팀의 대결은 창과 방패의 싸움으로 보였지만 오리온이 창 대신 방패를 들고 모비스의 허를 찔렀다.
오리온은 10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2차전에서 모비스를 62-59로 꺾었다. 이로써 1, 2차전을 적지에서 쓸어 담은 오리온은 1승만 추가하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한 팀이 1, 2차전을 다 이긴 경우는 17차례 있었고, 2승을 먼저 거둔 팀이 100% 챔프전에 올랐다. 양 팀의 3차전은 12일 고양으로 옮겨 펼쳐진다.
오리온은 지난 8일 1차전에서 모비스를 68점으로 틀어막는 짠물 수비로 재미를 봤다. 2차전 역시 전술은 비슷했다. 190㎝ 이상 큰 키를 자랑하는 김동욱과 최진수, 문태종이 돌아가며 모비스 야전사령관 양동근(181㎝)을 압박했다. 또 이승현과 장재석은 모비스 외국인 선수를 상대로 밀리지 않고, 골밑에서 버텼다.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도움 수비도 빛났다. 오리온 수비에 막힌 양동근은 8점으로 꽁꽁 묶였고, 아이라 클라크(13점)와 커스버트 빅터(12점)는 25점을 합작하는데 그쳤다.
오리온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후반부터 근소한 우위를 지켰다. 3쿼터까지 46-40으로 앞선 오리온은 4쿼터 초반 조 잭슨의 돌파와 연속 3점슛 2개가 터지며 분위기를 가져갔고, 이어 장재석의 골밑 득점과 잭슨의 2점슛으로 58-50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모비스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함지훈의 연속 4점에 이은 커스버트 빅터가 3점포를 터트려 종료 1분42초 전에는 59-60까지 따라붙었다. 모비스는 이후 다시 공격권을 잡아 역전 기회를 얻었으나 이를 살리지 못했고, 오리온은 종료 50초를 남기고 문태종의 돌파로 2점을 추가해 62-59로 달아났다. 3점을 뒤진 모비스는 마지막 두 차례 공격권을 잡았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종료 27초 전 ‘24초 공격 제한 시간’을 모두 다 써 무위에 그쳤고, 종료 4.9초 전에는 양동근이 동점 3점슛을 던졌지만 실패했다. 그리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
오리온은 잭슨이 25점 6어시스트 5리바운드로 활약했고, 애런 헤인즈도 18점 8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경기 후 “원정에서 2승을 거둬 기쁘다”며 “마지막까지 집중해 승리로 이끈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3차전 전략에 대해 “계속 수비로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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