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둑랭킹 1위 커제 9단이 이세돌의 10일 대국과 관련해 “절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중국 써우후(搜狐)신문은 커제가 이날 이세돌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 간 2번째 대국이 끝난 뒤 “이세돌이 0-5로 질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커제는 이날 이세돌의 패배로 대국이 마무리되자 “이세돌이 이런 마음 상태로 바둑을 둔다면 몇 번을 둔들 질 것”이라며 “평소 이세돌은 매우 강한데 오늘은 매우 괴로운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패배는 처참했고 따분했다”며 “이세돌을 응원했는데 이제는 야유한다. 인류 바둑기사의 대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커제는 대국이 끝나기 전만 해도 “흑이 질 것 같다. 인공지능이 이런 실수를 하다니 불가사의다”라며 “구글이 모두가 생각하듯 대단하지는 않다”며 이세돌의 승리를 점치기도 했다. 또 대국 도중 알파고의 수에 대해서는 “이전에 본 적이 없는 바둑이다. 매우 기이하다”며 “왜 거기에 둔 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커제는 “이세돌은 알파고와의 대국과 맞지 않는다”며 “이세돌은 지능이 너무 높아서 걱정이 너무 많다”고 하기도 했다.
커제는 전날 첫 대국에서 이세돌이 알파고에 패했을 때만 해도 자신의 웨이보에 “저는 이세돌과 전적에서 8대 2로 앞선다”며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겨도 나는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커제는 이날에는 대국 중에 “제가 알파고와 대국을 둔다면 접바둑은 안 되고 기껏해야 선을 내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여유를 부리는데 그쳤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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