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문화재청의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보유자 인정 예고를 놓고 무용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후보자 중 한 명이었던 이현자(80)씨가 10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이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1, 12월 태평무와 살풀이춤(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승무(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에 대한 보유자 인정 조사를 실시, 지난달 1일 양성옥(62) 씨를 태평무 보유자로 인정 예고했다. 그러나 4명의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이현자씨는 인정 조사에 참여한 조사위원과 문화재위원 가운데 양 씨와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 포함됐고, 전통춤 전문가는 배제됐다며 문화재청에 이의를 신청했다. 지난달 다른 무용계 인사 30여명도 양씨가 신무용을 하는 김백봉 선생의 직계 제자이고, 이현자 씨에게서도 춤을 배웠다는 점을 들어 문화재청에 이의신청을 했다.
이들은 “‘서양춤 한국화’의 산물인 신무용에 주력한 인물을 태평무 보유자로 선정하는 것은 우리 춤의 원형과 정통성 계승이라는 문화재보호법의 기본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제자가 스승을 제치고 보유자로 지정된 것도 일찍이 없었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재위원회 무형문화재분과는 11일 회의를 열어 보유자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신은별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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