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중심 잃고 가로수 들이받아
“20명 중상 미필적 고의 해당”
서울고법, 징역 1년 6월 선고
운전 중인 버스기사를 때려 교통사고를 유발해 승객 20여명에게 중상을 입힌 6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이원형)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및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김모(61)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씨는 2015년 5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버스에 올라 ‘효도 라디오’를 크게 틀어 들었다. 신경이 쓰인 운전기사 오모(47)씨가 참다 못해 “소리를 좀 줄여달라”고 말했지만, 김씨는 “내 물건 내가 만지는데 뭔 상관이냐”고 화를 내면서 운전석으로 다가가 오씨의 얼굴을 가격했다.
이에 오씨는 운전대를 제대로 잡을 수 없게 돼 버스가 가로수와 교통표지판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로 인해 운전기사는 전치 16주의 중상을 입었고, 승객 20명도 5~16주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었다. 버스 수리비도 3,000여만원이나 나왔다.
재판부는 “김씨는 자신의 폭행행위로 피해자들이 다칠 수 있으며 위험성이 있다고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했다고 봄이 상당해서 미필적 고의까지 있었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알츠하이머 진단을 근거로 심신장애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김씨가 운전석 칸막이 등을 잡고 균형을 유지하면서 운전사를 폭행하고, 언쟁을 벌인 점 등을 근거로 사건 당시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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